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이영조 위원장의 대전 산내학살사건 위령제 추도사가 구설수에 올랐다.
2일 대전 기독교봉사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1차 산내 희생자 합동 위령제에서 이 위원장은 김용직 상임위원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산내 학살 사건을 되새기고 있지만 진실화해위원장인 저로서는 그로부터 채 석 달도 지나지 않은 또 하나의 민간인 희생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며 “9월말 대전 형무소 등지에서 천명이 넘는 민간인이 퇴각하는 인민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문구는 당초 계획된 추도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유족들은 “물론 대전형무소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산내 학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에까지 와서, 예정에 없던 말을 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서운한 기색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민간인 학살이지만 산내 학살의 경우 보도연맹원 등 좌익인사에 대한 대한민국 군경의 학살인 반면, 대전 형무소 사건의 경우 우익 인사에 대한 북한군의 학살이라는 점에서 자칫 좌익과 우익의 편가르기로 비쳐질 수 있는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
이에 대해 일부 유족들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이름 그대로 역사를 제대로 규명하고 이념 갈등으로 분열됐던 국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게 근본 취지 아니냐”며 “하지만 이 위원장은 예정에도 없던 ‘인민군에 의한 살해’라는 표현으로 오히려 좌익과 우익을 나누는 이념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족들은 “산내 희생자들만큼이나 억울한 대전 형무소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