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에서 투신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가혹행위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23일 대구수성경찰서는 "22일 숨진 A군의 같은 반 친구인 서모(14)군과 우모(14)군 등 2명 불러 조사한 결과 이들이 유서에 담긴 가혹행위 내용을 대체로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군 등은 학교와 A군 집을 오가며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한편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 25만원을 갈취하고, 게임기와 20만원 상당의 파카도 빼앗았다
이들은 그러나 물고문과 관련해선 "세면기에 물을 떠놓고 고문을 하려 한건 맞지만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군 등은 경찰조사에서 "장난삼아 한 일인데 사태가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다. 친구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서군 등이 가혹행위를 인정하는 만큼 사법처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가해 행위를 누가 주도했느냐를 놓고 두 학생의 주장이 다소 엇갈고 있다”고 말했다. [BestNocut_R]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후 서군 등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 할 방침이다.
앞서 A군은 지난 20일 오전 9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의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이 사는 아파트 7층에서 투신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