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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논란' 난리통에…소비자만 털렸다

금융/증시

    '카드 수수료 논란' 난리통에…소비자만 털렸다

    카드업계 반발에 물러선 금융당국… 카드사 잡으려다 발목 잡힌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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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 산업의 한 축인 고객들은 안중에 없었다."

    지난 2월말 국회를 통과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치권, 금융당국, 카드업계, 가맹점 단체 등의 논의 과정을 지켜본 금융권 관계자의 비판이다.

    영세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기로 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시장원리를 위배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카드업계와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는 물론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까지 나서 국회를 갓 통과한 개정안에 대한 재개정은 물론 헌법 소원까지 거론하며 엄살을 떨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예정에도 없던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여전법 재개정 등) 모든 방법을 모색하겠다" 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경제의 기본질서를 훼손하지 않겠다"고 강한 어조로 정치권을 겨냥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해 금융위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어느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법안이 초기에 나왔을 때 영세중소가맹점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공감했지만 입법에 있어 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부담 완화라는 법안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은 없애는 쪽으로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의기투합한 셈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재개정될 경우 카드사들의 배만 채울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사안 중 하나는 현대자동차와 같이 대형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카드사에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들어있다. 카드사들의 '슈퍼 갑'인 대형가맹점의 횡포에서 카드사들을 보호해주기로 한 것이다.

    또 레버리지 즉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규제를 도입해 출혈 경쟁을 제한토록 하는 등 카드사들에게 득이 되는 항목도 자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항은 쏙 빼놓고서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고객들에게 주던 각종 서비스 축소를 꺼내들었다.

    벌써부터 대부분의 대형 카드사들은 연체 이자율 상승, 부가서비스 축소, 연회비 인상 등의 방침을 정하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애꿎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여러 곳에서 혜택을 입던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만 도둑 맞는 꼴이다.

    수수료 인하를 위해 단체 행동에 나섰던 가맹점협회들도 마찬가지다.[BestNocut_R]

    해당 단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특정 카드 결제 거부를 수차례 선언하면서 카드사와 정치권을 압박했지만, 정작 해당 카드 고객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이에 대해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카드 업계가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 각종 카드 혜택을 줄인다는 것은 소비자를 볼모로 한다고 밖에 볼수 없다" 면서 "소비자를 외면한 채 이뤄지고 있는 이번 여전법 개정안의 피해자는 오로지 고객 뿐" 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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