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재향군인회 등 일부 보수 단체들이 연합해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는데다, 특히 올해는 예장통합과 감리교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신도들도 대거 참석해 기도회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키기 6·25 국민대회'. 1부는 한기총이 주관해 기도회를 가졌고, 2부 순서는 보수 단체들이 주관해 '종북 정당 해산 촉구 궐기대회'로 진행됐다.
하지만 보수 단체 관계자들이 연신 아직 행사가 끝나지 않았으니 자리에 앉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대다수 참석자들은 1부 예배 순서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떠 2부 순서는 반 이상이 줄어든 채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재향군인회 등 일부 보수 단체 관계자들이 홍재철 목사를 향해 예배 순서가 너무 길어 참석자들이 자리를 뜬다며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1부 기도회는 조용기 목사를 비롯해 김삼환 목사, 길자연 목사, 홍재철 목사와 교인 1만 여 명이 참석해 '북핵 폐기와 대한민국 안보' 등을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화합과 평화를 추구해야 할 교회가 분열을 조장하는 극우적인 발언들을 쏟아내 빈축을 샀다.
격려사를 한 길자연 목사(한기총 전 대표회장)는 "오랜 세월 잠복하고 있던 우리 사회와 대한민국의 원수인 종북 세력의 반국가적인 작태를 지금 바라보고 있다"며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종북 세력을 원수라고 표현함에 따라,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또 '학생인권조례 폐기', '종자연 관계자 처벌', '국가인권위원회 해체' 등 기도회 주제와는 별 상관 없는 구호를 외쳐 주최 측 스스로 기도회의 격을 떨어트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21023년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를 반대하는 기도도 이어졌다.
김영우 목사(한기총 WCC 반대 대책위원장)는 "종교혼합주의에 입각한 연합 사업은 물리쳐 달라"며 "WCC가 이땅에 자리 잡지 못 하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예장통합과 감리교, 성결교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소속 교회가 대거 참석한 사실도 확인됐다.
류광수 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임마누엘서울교회의 경우 오후 예배를 국민대회 참여로 대체해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한기총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락방에 속한 예전교회와 예원교회 등은 아예 관광버스 20여 대를 이용해 서울시청 앞까지 교인들을 동원했다.
한편, 내년 WCC 부산총회 준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와 WCC 총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조용기 목사가 WCC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한 것을 놓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