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반이 침하된 자전거도로 위를 위태롭게 달리고 있다.
낙동강 하류쪽 자전거도로 곳곳의 지반이 무너져 붕괴 위험에 노출되면서 부실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낙동강 7공구 구간인 경남 양산시 원동역-물금취수장 4-5Km 구간의 자전거도로는 지반 침하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태풍 '산바'가 지나간 뒤 자전거도로를 받치고 있던 지반이 무너져 내리면서 일부 구간은 허공에 떠 있어 금새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토사는 물론 지반을 단단히 받쳐야 할 석축은 군데군데 유실된 채 방치돼 있고, 기초 시설물도 빠른 강물에 깎여 흉물스럽게 뼈대가 드러나 있다. 지난 6월 말 준공된 자전거 도로 바로 위로는 철길이 놓여져 있다.
마을 주민은 "폭우로 자전거도로가 잠겼다"며 "지반 기초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는 매번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초 시설물도 빠른 강물에 깎여 흉물스럽게 뼈대가 드러나 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김 모(45.부산 화명동) 씨는 "안내가 되어있지 않아 지반이 무너져 내린 사실도 모른 채 달려왔다"고 황당해했다.
일행인 이 모(44. 부산 사상) 씨도 "지난 주말에는 자전거 매니아들이 꽤 많이 왔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며 "도로가 무너져 내리면 다 죽으라는 소리인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단체는 매년 이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며 "부실공사"라고 지적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강과 철도 사이에 아주 최소한의 완충 지역을 자연 훼손을 하면서까지 도로를 건설했다"며 "식물군락이 훼손되지 않은 곳은 지반유실이 적거나 없었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도로 유실은 자연제방을 훼손하고 부실공사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 곳은 자전거도로가 놓일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도로를 봉쇄하고 전 구간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청은 "폭우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면서 일부 구간에 지반 침하가 생긴 것 같다"며 "부실공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부산국토청은 "지반이 무너졌지만 콘크리트 하중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기 때문에 통제는 하지 않았다"며 "추석 전까지 응급 복구를 한 다음,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침하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시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