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 노컷뉴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나 있었던 박주영(알 샤밥)과 정성룡(수원 삼성)이 다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슈틸리케호 2기에 합류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을 테스트 받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중동 원정 2경기에 출전할 22명의 선수 명단과 5명의 대기 명단을 발표했다.
22명의 명단에서 지난 10월 슈틸리케호 1기 명단에서 제외됐던 박주영과 정성룡의 이름이 눈에 띈다. 두 선수는 월드컵에서 크게 부진해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월드컵 이후 첫 대표팀 복귀다.
무엇보다 박주영의 대표팀 선발이 눈에 띈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중동 원정에 참가할 수 없어 박주영의 발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취재진의 첫 질문도 박주영의 발탁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통역 없이도 무슨 질문을 하는지 이해했다"는 답변을 해 박주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자신도 잘 알고있음을 내비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은 10년 전 쯤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2005~2006년에 전성기를 누린 선수가 하락기에 빠졌다고 알고 있다. 그를 선발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원정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종 소집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를 선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드컵 이후 무적 신세였던 박주영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으로 이적해 3경기에 출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은 최근 사우디에서 경기에 나서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활약상을 듣는 것 만으로는 아시안컵 소집 사유로 충분하지 않다고 여겨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성룡도 대표팀에 복귀했다. 정성룡은 월드컵 2경기에서 5골을 허용했고 귀국길에 민심을 읽지 못한 SNS 글을 올렸다가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후 정성룡은 K리그 클래식에서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했다. 다시 태극마크를 단 정성룡은 김승규(울산 현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와 경쟁을 벌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월에는 두 명의 골키퍼만 소집했다. 장거리 원정을 가는데 한 명이라도 다치면 대체 요원이 없기 때문에 세 명을 뽑았다. 정성룡이 월드컵 이후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후 선수 본인이 필드 위에서 가치를 증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표팀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와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등 주축 해외파와 10월 A매치 기간에 발군의 활약을 펼친 남태희(레퀴야SC), 김민우(사간 도스) 등이 슈틸리케호 1기 멤버들이 대거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