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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FTA 협상, 타결 이후가 중요하다

칼럼

    [사설] 한·중 FTA 협상, 타결 이후가 중요하다

    • 2014-11-10 17:16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 참석,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공식 선언됐다. 지난 2004년 9월 두 나라가 민간공동연구 개시 추진에 합의한지 10년, 2012년 5월 공식 협상에 들어간 지 2년 6개월 만의 타결이다.

    이로써 두 나라는 상품과 서비스 시장 개방, 품목별 원산지 기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합의하고, 상품의 경우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했다. 수입액 기준 중국은 85%, 우리는 91%에 대해 20년 안에 관세를 없애게 된다.

    초미의 관심사인 우리 농수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개방에 합의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쌀과 보리, 고추와 마늘, 양파,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배 등 34%, 548개 품목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대신 주요 공략대상이었던 자동차와 LCD도 양측 모두 양허 대상에서 제외돼, 중국 공산품 시장의 빗장을 제대로 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미국, 유럽연합 등과의 FTA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개성공단 제품이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게 된 점은 주목된다.

    한·중 FTA는 내년 초 양국 장관의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 절차를 마치면 정식 발효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하게 된다. 호주, 캐나다와도 발효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렇다면 13억 인구의 거대시장 중국의 빗장이 풀림으로써 우리경제가 활성화하고 성장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대외경제연구원은 한중 FTA 타결 시점으로부터 10년 뒤 한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FTA 타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 특히 농축산물 분야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체제인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미국이나 유럽연합과는 다른 더욱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세계의 생산시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은 세계경제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FTA 효과는 극대화시키되 농축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편, 한·중 FTA 타결의 효과는 경제적인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 관계가 외교·안보 영역에서도 중요한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 북한 급변사태 시 대비책, 동북아 질서 재구축 등에서도 두 나라의 관계가 훨씬 긴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무역·통상 문제뿐 아니라 외교·군사·문화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협력체제와 양국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격상돼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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