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서 4회말 넥센 박병호가 삼진 당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
준우승은 아프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을 때보다 더 아픈 것이 준우승이다. 하지만 아픔도 경험이다. 실패라는 경험은 넥센을 더 단단하게 만들 쓰디 쓴 약이 될 전망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야기를 꺼냈다.
넥센에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는 전신 현대 시절의 이택근과 오재영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이택근은 백업이었고, 오재영은 선발 등판이 1경기에 불과했다. 여기에 2003년과 2004년 현대가 우승했으니 준우승 경험자는 아무도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준우승 경험이 나만 있다"면서 "그 느낌은 정말 비참하다.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 우승팀 옆에 서면 정말 비참하다"고 말했다.
넥센은 결국 삼성의 벽에 막혀 그 비참함을 경험했다. 하지만 넥센의 야구는 올해의 비참함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더 업그레이드 된 넥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2008년 처음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달고 팀이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주요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다른 팀에 넘겼고, 덕분에 성적도 늘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팀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넥센의 변화가 시작됐다.
2013년 염경엽 감독과 함께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했고, 2014년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넥센에게 더 이상 약체의 이미지는 없다.
여기에 경험이 쌓였다. 비록 실책을 연발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그 경험은 값진 약이다.
넥센은 2015년 다시 변화를 꾀한다. 지금까지 약체를 가을야구에 어울리는 팀으로 만들어왔다면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염경엽 감독의 머릿 속에서 구상도 끝났다.
일단 강정호가 해외로 떠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그 공백을 윤석민으로 메운다는 복안을 세웠다. 김민성을 유격수로 돌릴 수도 있지만, 3루에서 국가대표로 뽑힐 정도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김민성을 3루에 둘 생각이다. 윤석민이 유격수 수비만 가능하다면 방망이의 공백은 최소화 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선발 4명 채워 재도전무엇보다 선발진을 제대로 꾸릴 계획이다.
넥센은 포스트시즌 내내 3인 선발로 싸웠다. 단기전은 선발 싸움이다. 3명의 선발로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챙겨왔지만, 당연히 4명을 로테이션으로 돌리는 팀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앤디 밴 헤켄, 헨리 소사 외에는 안정적인 선발이 없었다. 오재영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호투했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불안했다. 하영민, 문성현, 강윤구 등 다양한 선수들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선발 투수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선발을 제대로 키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