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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살인죄 아니라니…대한민국의 현실"

사회 일반

    김영오 "살인죄 아니라니…대한민국의 현실"

     


    -304명은 억울하게 죽은것 밖에…
    -檢 항소 해도 형량 낮아질까 걱정
    -수색중단 실종가족 마음 아무도 몰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영오 (세월호 유족)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 앞서도 전해 드렸지만 어제 세월호 1심 판결 결과를 듣고 세월호 유족들이 토해낸 말들입니다. 선장 징역 36년, 기관장 징역 30년 그리고 나머지 승부원에 대해서도 징역 5~20년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살인죄는 끝내 적용되지 않았죠. 피해 가족들은 '판사가 마치 승무원들을 변호해 주는 변호사 같았다' 이런 말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 연결해서 가족들의 심경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영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단식을 중단하신 지 두 달 넘게 지났습니다. 건강은 많이 회복되셨어요?

    ◆ 김영오> 지금 근력을 너무 많이 소진한 상황이라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어제 판결을 들으시고 맨 처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김영오> 분통이 터졌죠. 그렇게 많은 304명의 희생자를 냈는데도 이 정도밖에 처벌이 안 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인가 하고요. 어제 판결 나온 결과가 살인죄가 인정이 되지 않고 36년, 30년 그다음에 5년~20년이었습니다. 눈앞에서 부상당한 조리사 2명을 외면하고 나왔다는 이유로 기관사에게는 살인죄가 인정됐잖아요. 그런데 이준석 선장은 배가 가라앉는 그 순간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 알았을 건데도 왜 살인죄가 적용이 안 됐는지 그것이 분통스럽습니다.

    ◇ 박재홍> ‘살인죄가 적용 안 된 것이 분통하다.’ 다른 유족들도 같은 말씀을 하신 겁니까?

    ◆ 김영오> 네. 어제 가족대책위에서 몇몇이 광주에 갔습니다. 저는 못 갔고요. 거기서 너무 분통스러워서 아우성을 했었나 봅니다.

    ◇ 박재홍> 그러한 판결을 들으시고 유족들은 어떤 반응을 주셨습니까?

    ◆ 김영오>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이렇게 저희 유가족들을 외면하는 거, 그걸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지죠. 전세계적으로 보면 이런 실태가 있나 답답하죠.

    ◇ 박재홍> 그리고 또 무엇보다 청해진해운에 대해서 벌금 1,000만 원이 매겨진 판결에 대해서도 가족분들이 많이 분노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생각 갖고 계십니까?

    ◆ 김영오> 재판을 아예 안 했으면 오히려 저희가 마음이 편했을 겁니다. 1,000만 원 벌금이고 뭐고 아예 형을 안 때려버렸으면 오히려 편했을 거예요.

    ◇ 박재홍> 그러나 이런 청해진해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해상에 기름을 유출한 혐의 때문이고 청해진해운 대표나 유병언 일가에 대해서는 이미 징역형이 구형됐습니다. 그래도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김영오> 처벌 수위가 약해도 너무 약하죠. 용납할 수 없는 거죠. 판사가 아니라 변호사들인 것 같아요. 저희로서는 대한민국 법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 억울하죠. 법에서도 판사가 이 정도 나오는데 앞으로 진상조사가 제대로 될지 그것도 의문스럽고요.

    ◇ 박재홍> 사실 이준석 선장의 경우에는 현재 워낙 고령인 예순아홉이고 사실상 36년형을 받았으니까 사실상 ‘무기징역이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영오> 고령이라고 해서 40년형, 50년형 때리는 것보다도 죄목이 다르지 않습니까? 살인죄로 해서 죽을 때까지 감옥에 넣든지 그래야 저희가 마음이 놓이는 거지, 살인죄가 적용이 안 됐는데 실형 50년, 100년 때리면 뭐하냐 이겁니다, 304명은 억울하게 죽은 것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사고 피의자 15명의 1심선고 공판이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박재홍> 현재 검찰이 항소한 상태입니다. 가족들의 요청도 있었는데요. 검찰 입장은 어떻게 듣고 계십니까?

    ◆ 김영오> 검찰의 입장은 전해 듣지 못했지만 304명의 세월호 탑승객이 사망했는데 그 누구도 그에 대한 마땅한 죗값을 받지 못했다고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항소를 원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항소가 진행된다면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계시나요?

    ◆ 김영오> 이게 뭐 사형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형이 더 줄게 될까 봐 그게 더 걱정스럽습니다.

    ◇ 박재홍> 항소 이후에 오히려 형이 줄어들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 김영오> 네.

    ◇ 박재홍> 그렇게 판단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 김영오> 대한민국 정부를 못 믿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부가 대한민국의 현실을 어제서야 제대로 보여줬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현실을. 지금 정부가 이렇습니다.

    ◇ 박재홍> 정부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셨단 말씀...그리고 가족대책위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해경 123정장(맨처음 구조에 나섰던 배)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에서 진실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강조했는데요. 어떤 뜻이실까요?

    ◆ 김영오> 지금 123정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해서 이 사건을 종료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건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지금 있는 게 실무자 처벌밖에 더 되는 겁니까? 저희는 진짜로 책임자를 처벌하고자 크게 외쳐왔던 거고요. 그보다 더 높은 직위에서 실제 통솔했던 사람들이 왜 구하지 않았는지 구하지 못했던 것을 책임을 져야 되지 않습니까?

    ◇ 박재홍> 당시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더 명확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돼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고.

    ◆ 김영오> 네.

    ◇ 박재홍> 한편 진도에서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어제로 종료가 됐습니다. 아직 실종자를 찾지 못한 현장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동의는 했습니다마는 차마 남들 앞에서는 말씀 못하시는 너무나 큰 아쉬움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느끼세요?

    ◆ 김영오> 그 누구도 실종자 가족 마음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분들의 고통을 누가 말로써 대신해 줄 수 있겠어요. 제가 전해 줄 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분들의 마음을 아무도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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