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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통' 류중일의 야심 "신치용-김응용에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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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통' 류중일의 야심 "신치용-김응용에 도전하겠다"

    '이 맛에 야구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11일 넥센과 한국시리즈 6차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에서 팬들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잠실=황진환 기자)

     

    사자 군단이 2010년대 '삼성 천하'의 기틀을 단단히 쌓았다. 예전 해태 왕조 '호랑이 군단'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제 곧 넘어설 기세다.

    삼성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11-1 대승을 거뒀다. 4승2패로 KS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이후 4년 연속 정상이다. 1986~89년 해태(현 KIA)와 연속 최다 우승 타이를 이뤘다. 정규리그와 KS 통합 우승 4연패는 삼성이 처음이다. 이미 삼성은 지난해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통합 우승 기록을 올해 연장한 것이다.

    삼성의 정상 가도를 이끈 선장은 류중일 감독(51)이다. 2011년 부임 이후 4년째 선수들에게 우승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10년대 삼성이 지배할 것, 반 이상 이뤘다"

    경기 후 류 감독의 첫 소감은 "기분 좋다"였다. 이어 "지난 세 번은 잘 모르겠다. 4번째 우승이 가장 기분 좋다"며 웃었다.

    팬들 응원을 첫 손에 꼽았다. 류 감독은 "4년 연속 통합 우승했는데 실감이 잘 안 나지만 팬들의 성원, 호응에 이룰 수 있었다"면서 "팬들께 고맙다"며 든든한 장외 선수들에 대한 감사를 먼저 전했다.

    '벌써 4번째야' 삼성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우승 뒤 손가락 4개를 펼쳐보이며 4번째 우승이라는 의미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잠실=박종민 기자)

     

    선전을 펼친 넥센도 잊지 않았다. 류 감독은 "넥센 선수들 고생했고, 염경엽 감독도 수고했다"면서 "내년 한번 더 도전하십시오"라며 경쟁자의 노고와 도전을 응원했다.

    이제는 당당히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류 감독은 "명장은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좋은 선수와 코치들을 만나서 운이 좋은 것 같다"면서 "선수, 코치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선수단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자부심과 자신감은 은근하지만 당당하게 엿보였다. 류 감독은 "2011년 첫 우승 뒤 '2010년대 프로야구는 삼성이 지배할 것이다' 했는데 그 약속 반 이상 지킨 것 같다"고 뿌듯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내년에도 최선 다해서 우승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치용, 김응용 감독? 도전하겠다"

    더 나아가 슬며시 다른 명장들의 위업도 겨냥했다. 류 감독은 프로배구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9)의 V리그 7연패를 언급하자 "글쎄요, 배구만큼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면서 "일단 도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두 사령탑은 같은 그룹 계열 스포츠단 지도자로 친분이 두텁다. 지난 8월 류 감독은 루게릭 환자 돕기 자선행사인 아이스버킷 챌린지 뒤 다음 주자로 신 감독을 지목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 류 감독은 신 감독의 7연패를 부러워 하면서 동반 우승을 다짐했는데 일단 야구의 삼성이 먼저 이뤘다.

    '이거 6번은 더 받고 싶다'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 뒤 선수들로부터 우승 헹가래를 받고 있다.(잠실=황진환 기자)

     

    해태 왕조를 뛰어넘을 기세도 드러냈다. 류 감독은 김응용 전 한화 감독(73)이 해태 시절 이룬 KS 9회 우승 도전을 묻자 "욕심은 나지만 전력 되는 대로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다시금 기개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198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0년대만 5번 정상에 올랐다. 90년대에도 4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려 역대 최다 사령탑에 올라 있다. 2001년에는 삼성 사령탑을 맡아 2002년 사자 군단의 첫 KS이자 자신의 10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김 감독의 뒤를 류 감독이 잇고 있다. 류 감독은 통산 4번째 우승으로 2000년대 현대 왕조를 이끈 김재박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과 동률이다. 김 감독이 팀을 맡고 있지 않아 사실상 류 감독이 역대 2위 사령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정된 전력에 탄탄한 백업 '자신감 원천'

    류 감독이 도전을 감히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탄탄한 전력 때문이다. 올해 삼성은 역대 최고인 팀 타율 1위(3할1리)의 타선과 올해 평균자책점(ERA) 2위(4.52)의 마운드를 갖췄다.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이었다.

    이승엽(32홈런 101타점)-최형우(31홈런, 100타점)-채태인(14홈런, 99타점)-나바로(31홈런, 98타점)-박석민(27홈런, 72타점) 등 중심 타선은 넥센 부럽지 않았다. ERA(3.18)와 탈삼진(180개) 1위인 에이스 릭 밴덴헐크(13승4패)와 토종 에이스 윤성환(12승7패), 좌완 장원삼(11승5패) 선발 3인방에 홀드 2위 안지만(27개)와 4위 차우찬(21개), 구원 2위 임창용(31개) 등 마운드도 단단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의 힘' 삼성 주장 최형우가 한국시리즈 우승 뒤 마무리 임창용에게 샴페인을 뿌리고 있다.(잠실=박종민 기자)

     

    주축들의 공백도 슬기롭게 메웠다. 류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과 중견수이자 톱타자 배영섭이 빠졌는데 임창용과 박해민이 그걸 메웠다"면서 "또 나바로, 밴덴헐크, 마틴 등 외국인 선수들도 특히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제 삼성의 시스템 야구는 모든 구단들이 부러워 하는 대상이다. 1996년 개장한 2군 훈련장 경산 볼파크는 화수분 야구의 산실이다. 또 올해 개장한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는 향후 최강 삼성을 책임질 기반이다.

    류 감독은 "2, 3군 시스템이 잘 이뤄져 있다"면서 " BB 아크가 있는데 부상 선수가 빠지면 잘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도 좋은 성적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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