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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할머니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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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할머니들의 '반란'

    2015년에 주목할 대한민국 트렌드…'신세대 할머니'

    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젊어 보이게 늙어가다 그대로 확 죽고 싶다."
    "나는 할머니, 어머님, 어르신이 아니다. 그냥 멋진 어른 여자다."
    "나는 젊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젊다."

    우리 할머니들이 확 달라졌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센터장 김난도)가 11일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5'에 따르면 멋쟁이 할머니들의 급부상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변화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소개한 발언들도 멋쟁이 할머니들이 서울대 소비트랜드 분석센터 인터뷰에서 실제로 쏟아낸 것들이다.

    이들 신세대 할머니들의 선두 주자는 이제 막 손자·손녀를 보기 시작한 '58년 개띠'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어느덧 60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의 인구 규모는 전체 인구의 14.3%에 달하는 713만 명(2010년 통게청 기준)으로 그 자체가 거대한 소비집단이다.

    비록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이들은 초등 의무교육, 중학교 입시 폐지 1세대, 고교 평준화 1세대를 거치면서 평등의식이 확고하다.

    대학 시절에는 미니스커트·청바지·고고장·음악다방 등 새로운 문화를 자유롭게 향유하기도 했다. 장성해서는 양질의 노동력으로 산업화의 역군 구실을 했다.

    이전 세대 보다는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아 자의식이 강하고 생활력도 뛰어나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이런 신세대 할머니들을 도회적이고 세련된 할머니라는 뜻으로 '어번그래니(urban-granny)'라고 명명했다.

    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당신이 몰랐던 요즘 할머니들의 라이프 스타일

    그렇다면 멋쟁이 할머니인 '어번 그래니'의 특징은 뭘까?

    이들은 우선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고 여행과 운동 등 취미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자녀가 독립한 후에도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책임을 다했으므로 더는 가정에 묶이지 않고 홀가분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것.

    당연히 그동안 할머니의 몫이었던 맞벌이 자녀의 육아도 당당히 거부하기 시작했다. 불가피하게 육아를 담당하게 되더라도 합당한 조건에 따른 일종의 계약으로 생각한다.

    또 자식보다는 부부 중심으로 취미생활을 즐기고 여행을 다니며 제2의 신혼생활처럼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 대척점에는 미련없이 부부 관계를 정리하려고 나서는 신세대 할머니들도 있다.

    흔히들 여자가 나이가 들면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딸이고 둘째는 돈, 마지막이 친구인데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친구'라는데 이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멋쟁이 할머니들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많은 모임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다보니 요즘 특히 낮 시간대의 음식점은 가히 50~60대 여성들의 천국이다.

    세련된 우리 할머니들은 당당히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개정된 상속법은 상속재산의 50%를 생존 배우자에게 선취분 개념으로 먼저 떼어주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평균수명이 더 긴 할머니들의 지갑이 상대적으로 더 두툼해져 신세대 할머니의 소비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높다.

    먼저 신세대 할머니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여전히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요즘 센스있는 자녀들은 부모님 생신 선물로 '팔자 필러' 정기이용권을 선물한다고 한다.

    팔자 필러는 노안의 주범인 팔자주름을 제거하고 꺼진 볼을 되살아나게 하는 효과까지 있어 어번그레니들에게 큰 인기다.

    비만 · 피부관리부터 여성 질환 예방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5060 전용 토탈 에스테틱숍도 호황이다.

    이미지비트 제공

     

    ◈ 세련된 우리 할머니들…당당히 소비의 한 축

    신세대 할머니들은 패션에 대한 관심 또한 남다르다.

    특히 아웃도어 의류의 고속성장은 시장의 큰 손인 시니어 세대를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화려한 색상과 캐쥬얼한 분위기의 아웃도어 의류를 입으면 실제보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이른바 '아웃도어 회춘 효과'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보통 젊은 사람들이 시니어 세대에게 옷을 선물하면 당사자들은 십중팔구 잘 입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고른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옷을 정작 어른들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백화점에 쇼핑 오는 60대들은 미시들을 겨냥한 브랜드를 보다 선호한다.

    이제 시니어를 상대로 한 의류산업은 그들의 신체적 생리적 특성은 기본이고 심리적 특성까지 고려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육아시장에서도 어번그래니의 활약이 눈부시다.

    실제로 신발 브랜드 크록스(Crocs)에서 2014년 1월~4월 아동용 제품의 판매율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고객의 구매율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온라인 쇼핑 '옥션'의 경우도 유모차와 카시트 등 실제 육아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한 시니어들이 35%나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손주를 돌보지 않는 할머니들이 사랑의 표현을 선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손주를 돌보는 대가를 받는 신세대 할머니들은 바쁜 엄마를 대신해 직접 육아용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홀로 된 어번 그래니들이 늘어나면서 애완동물 분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지난 7월 애완동물 카테고리의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60세대의 매출이 전년 동기 30% 성장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신세대 할머니들의 변화된 니즈 파악이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이처럼 신세대 할머니들이 왕성한 구매력으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자 다양한 마케팅도 등장하고 있다.

    디럭스 유모차 브랜드인 리안은 유모차 광고모델로 중견탤런트 선우용녀를 기용했다.

    유모차 구매 대상을 젊은 엄마로 생각했던 기존 업체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다.

    출판업체 펭귄북스는 시력이 나빠진 시니어 독자들을 위해 글자 크기와 행간을 넓힌 책을 출판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GS숍은 지난 2013년부터 시니어들을 위한 전문 온라인 쇼핑몰 '오아후'를 오픈해 본격적인 시니어 맞춤 서비스에 돌입했다.

    오아후는 '오십 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없는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의 줄임말이다.

    인터넷 사용이 서툰 이들을 위해서는 전화 상담과 전화 주문·결제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보다 앞서 시니어 마케팅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50대 이상 여성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 '바이탈 레이디언스(Vital Ladiance)의 경우 지난 2007년 주름 하나 없는 젊은 모델이 시니어를 대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미국 화장품시장 최초로 60대 모델을 전격 기용하는 새로운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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