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복귀한 공격수 박주영은 분명 이전보다 나아진 몸 상태를 선보였지만 다시 한 번 골 맛을 보는 데 실패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박주영(알 샤밥)과 슈틸리케 감독의 첫 만남. 기대는 컸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기에는 부족했다.
박주영은 14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간 풀타임 활약하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한 활약 이후 한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박주영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돼 이 경기에서 4개월여 만에 대표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 경기 전까지 요르단과 역대전적은 2승2무로 한국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다. 안방과 적지, 중립지역에서 열린 모든 경기에서 한국은 요르단에 패하지 않았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은 4골을 넣었고, 이 가운데 2골을 넣은 주인공이 바로 박주영이었다.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서 처음 만나 0-0 무승부를 거둔 뒤 2008년 5월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서 만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고, 박주영이 박지성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일주일 뒤 요르단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0으로 한국이 승리했고, 이 경기의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도 박주영이었다.
결과적으로 요르단을 상대로 가장 좋은 기억을 가진 선수가 바로 박주영이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박주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남아공월드컵 예선 당시만 해도 박주영은 FC서울의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었다. 요르단과 2연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그해 여름이적시장에서 프랑스 리그1의 AS모나코로 이적했다.
6년 만에 다시 요르단을 상대하는 박주영이 처한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모나코에서 맹활약한 덕에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하는 데 성공한 박주영은 임대 생활을 전전하는 동안 부진한 활약이 이어졌다. 결국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아스널에서 방출됐고, 설상가상으로 월드컵 본선에서도 부진한 모습이 계속됐다. 한동안 소속팀을 찾지 못하던 중 힘겹게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의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한 박주영은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실제 경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풀 타임 활약을 한 박주영이 공격 장면에서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을 수 있었던 모습은 찾기 어렵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의 평가처럼 동료의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움직임은 좋았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로서 해줘야 할 본연의 임무 수행에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보다 후반 들어 박주영의 활약이 저조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록 경기는 한교원(전북)의 A매치 데뷔골로 한국이 1-0으로 승리했지만 초반을 제외하고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한 경기였던 만큼 추가골이 터졌어야 했다.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가 바로 박주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