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주례회동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우측)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 원내대표들이 18일, 모처럼 주례회동을 갖고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법 처리문제를 협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결렬됐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2일로 돼 있는 예산안의 시한내 처리를 두고도 양당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세월호 특별법 사태 이후 잠잠하던 정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11시쯤 국회에서 열린 주례회동 자리에서 만났다.
그러나 이번 만남은 채 한시간도 안돼 '결렬'로 끝났다.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주례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사자방 국정조사를 오늘 이 자리에서 합의하자고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사실 우리로서는 산적한게 당장 예산협의도 해야 하고 누리과정 이야기도 공무원 연금 이야기도 해야 했지만 야당이 국정조사 요구만 해서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내년 2월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1월부터는 당이 마비상태에 들어갈 거라며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를 매듭짓자고 주장했지만 반향은 없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주례회동에서는 인식 차이가 커서 합의사항이 없다"면서 "우리당은 사자방 국조만 요구했고 더 이상은 진척이 없었다"고 회동결렬을 확인했다.
안 부대표는 또 "개헌특위 구성과 관련해 연내 구성을 강력히 주장했고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장했지만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양당 원내대표들은 다시 만날 일정을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석부대표끼리 만나는 일정도 잡지 못하는 등 상처가 적지 않은 상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2일까지로 돼 있는 2015 예산안 처리시점을 두고도 양당은 입장차가 첨예하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간은 새누리당편이라며 상임위에서 절대 양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김 부대표는 "실무적으로 11월 25일 무렵부터는 지금까지 예산심사를 정리해 만일 정부 예산안이 원안대로 처리될 상황이면 수정 동의안을 별도로 만들어 우리당의 수정동의안으로 본회의 올려서 처리할 수도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반면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12월 9일까지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여야 합의만 되면 12월 9일이든 언제든 충분히 가능하다. 그것은 헌법정신이나 법의 정신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위원장의 말처럼 이렇게 되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지만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시간을 벌고 있는 여당은 합의해 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세월호법 이후 순탄하던 정국에 다시 바람이 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