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FA컵은 끝이 났지만 성남과 서울의 경기는 계속된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의 팀을 가리는 '2014 하나은행 FA컵'은 성남FC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성남이 승부차기 끝에 서울 원정에서 3년 만의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성남의 기쁨과 서울의 슬픔은 잠시일 뿐. 두 팀은 다시 K리그 클래식으로 돌아오면 처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승리한 성남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패한 서울은 내년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위해 다시 한 번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FA컵 잡은 성남, 1부리그 잔류도 잡는다시민구단 전환 첫해부터 FA컵 우승의 새 역사를 쓴 성남은 기뻐할 겨를 없이 곧바로 강등권 탈출에 도전한다. FA컵 우승만큼 중요한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해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성남에게는 다른 어떤 경기보다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위 상주 상무가 사실상 최하위를 예약하며 승격 1년 만에 다시 2부리그로 강등되는 가운데 성남은 경남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1경기를 덜 치른 성남이 승점 34로 경남(승점36)에 뒤져 11위에 그치고 있지만 인천과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순위는 역전된다. 더욱이 성남의 마지막 38라운드 상대가 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로 10경기 무패행진(6승4무)을 달리는 부산 아이파크라는 점에서 성남에게는 다소 기복이 있는 인천과 경기가 승점 3점을 얻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경남과 비교하면 골 득실에서 여유가 있는 9위 인천(승점39)은 성남과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할 수 있다.
◈FA컵 결승서 패한 서울, 또 한 번의 결승이 기다린다서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고도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 경쟁에서 한결 쉬운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서울은 굳이 힘든 길로 돌아 나왔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 2위를 확정하며 2015년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확보한 가운데 3위는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른 팀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은 차이가 없다.
서울은 포항 스틸러스와 안방에서 '3위' 자리를 내건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두 팀 모두 36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포항이 승점 57로 3위, 서울이 승점 54로 4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서울이 골 득실에서 +13으로 +12의 포항에 앞서는 만큼 서울은 안방에서 포항을 잡을 경우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서울의 '아시아 챔피언' 도전은 2015년에는 잠시 쉬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