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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間食)'마저 빼앗긴 한국…'중국 과자, 미국 빵, 치즈는 유럽산'

경제 일반

    '간식(間食)'마저 빼앗긴 한국…'중국 과자, 미국 빵, 치즈는 유럽산'

    수입산 과자, 빵, 치즈, 라면 급증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6-70년대 어려웠던 시절, 우리가 먹을 수 있었던 외제 간식품은 딱딱한 빵에 캔디사탕, 추잉껌 정도가 전부였다. 그것도 주한 미군이 나눠줘야 겨우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국민이 먹는 간식 제품의 30% 정도는 수입산이 점령했다. 중국산 과자와 미국산 빵, 유럽산 치즈 등 바다 건너 온 수입 제품이 주변에 널려있다.

    정부가 가공식품 육성에 매달리고 있지만, 값싼 수입품이 밀려오면서 국내 간식시장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 수입과자 급증…국내 과자시장 16% 점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국산 과자류의 국내 수입실적은 지난 2011년 8만 4,141톤에서 2012년에는 9만 691톤, 지난해는 9만 2,500톤으로 2년 사이에 9.9%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과자 수입액도, 2011년 3억 1,365만 달러에서 2012년은 3억 5,847만 달러, 지난해는 3억 9,578만 달러로 해마다 10% 이상씩 늘었다.

    지난해 국내 수입과자 가운데 중국산이 전체 수입량의 27.8%인 2만 5,733톤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이 1만 8,674톤(20%), 말레이시아산 8,541톤(9.2%), 베트남산 6,797톤(7.3%) 등이었다.

    마침내, 국내 과자류 시장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출하량 기준으로 16%까지 치솟았다.

    수입과자 전문매장(서울 강남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외국에 다녀온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일반 고객들까지도 심지어 중동과 러시아산 과자를 찾는 등 매니아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보다 30% 이상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입과자가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국내산 과자 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외국산 과자류의 수입단가가 눈에 띠게 오르고 있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중국산 과자의 1kg당 수입단가는 지난 2009년 1.54달러에서 지난해는 2.68달러로 4년 사이에 1.7배나 급등했다. 미국산도 4.27달러에서 5.18달러로 올랐다.

    국내 제과업체 관계자는 "국내 과자류 시장에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저가 수입품이 많아 지금 당장은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생산된 고급 과자의 직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어 판도 변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질소 과대포장 논란을 빚고 있는 국내 과자류의 유통거품이 제거되지 않으면, 수입과자의 국내 잠식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양산빵 수입…대형 유통업체 주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산빵 시장도 수입산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양산빵 수입량은 지난 2011년 3톤에서 지난 2012년에는 340톤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는 1,306톤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빵 수입액도 2011년 1만 7,000달러에서 2012년은 149만 달러, 지난해는 444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입 빵의 경우도 중국산이 전체 수입량의 40%인 526톤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 337톤(25.8%), 말레이시아산 80톤(6.1%) 등이었다.

    이처럼 빵 수입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12년 미국과 말레이시아,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유통기한이 긴 '도라야끼'와 '만주' 등을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빵의 경우는 신선도의 중요성 때문에 아직은 수입산 비중이 미미하지만,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빵 제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치즈, 소시지, 라면…수입산 점령

    어린이와 학생들이 간식으로 선호하는 치즈와 소시지, 심지어 라면까지도 수입산이 판을 치고 있다.

    국내 1인당 치즈 소비량은 2000년 0.94㎏에서 2013년 2.2㎏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국내 치즈 소비량은 10만t을 넘어섰다.

    이 같은 치즈 소비량의 80% 이상은 유럽과 호주, 미국에서 생산된 수입산이다. 미국의 1인당 치즈 소비량이 15㎏, 유럽이 20㎏ 정도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치즈 소비량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라면의 경우도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밀가루와 스프, 올리고당 등 원재료의 90% 이상은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라면도 사실상 수입품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FTA 체결로 수입 농축산물이 우리의 식재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간식시장마저 수입산이 점령하면서 식품 영토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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