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리가 크네' 지난 2월 소치올림픽과 3월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각각 은퇴와 휴식을 선언한 한일 피겨 스타 김연아(왼쪽)와 아사다 마오.(자료사진=황진환, 윤창원 기자)
한국과 일본 여자 피겨 스케이팅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 간판 스타의 부재와 유망주들의 다소 더딘 성장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4-2015 그랑프리(GP) 시리즈는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NHK 트로피'를 끝으로 GP 파이널 진출자 남녀 싱글 12명을 확정했다. 일본은 남자 부문에서는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를 비롯해 마치다 타츠키, 무라 타카히토(일본)를 냈다.
하지만 여자 싱글에서는 전무했다. 엘레나 라디오노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안나 포고릴라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이상 러시아), 애슐리 와그너, 그레이시 골드(이상 미국) 등이 오는 11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GP 파이널에 나선다.
일본 여자 피겨가 GP 파이널에 나서지 못한 것은 13년 만이다. 유일한 희망이던 미야하라 사토코가 'NHK 트로피'에서 동메달에 머물며 은메달을 따낸 와그너에 출전권을 내줬다.
일본 언론들은 간판 아사다 마오(24)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스포츠닛폰'은 "'아사다 부재' 일본 여자 피겨, 14시즌 만의 GP 파이널 전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스포츠 매체 '스포르티바'도 '일본 여자 피겨 황금 시대는 끝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사다는 올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 동안 휴식을 선언한 상황이다. 지난 2006년부터 GP 파이널에 나섰던 아사다의 공백이 곧바로 일본 피겨계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시사통신'은 "올 시즌은 아사다의 휴식과 안도 미키의 은퇴로 어느 정도 고전이 예상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피겨도 비슷한 상황이다. 간판 스타 김연아(24)의 은퇴 공백을 쉽게 메우지 못하고 있다. 박소연(신목고), 김해진(과천고)이 뒤를 잇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박소연은 지난달 GP 4차 대회에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사공경원 피겨 국제심판 및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최근 "김연아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였다"면서 "눈높이를 낮추고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어린 선수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재목들이 적잖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