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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왜 성매매 업주는 정조준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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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은 왜 성매매 업주는 정조준하지 않나요"

    [기자의 눈] 현장활동가 "언론의 성매매 문제 보도태도…문제 많다"

    통영의 한 티켓다방에서 일하다 모텔 6층에서 떨어져 숨진 여성(24)의 딸(7)이 그린 그림 (오마이뉴스 제공)

     

    아이가 그린 엄마 그림은 가끔 짠하기도 하다. 특히 그 아이가 앞으로 엄마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는 더 그렇다.

    통영의 한 티켓다방에서 일하던 24살 여성이 지난달 25일 경찰의 성매매 단속 때 모텔 6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그녀의 책상 서랍에서 7살짜리 딸이 그려 준 엄마 그림이 나왔다. 그림 속 엄마는 원피스를 입고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다. 머리카락도 두 갈래로 길게 내렸다.

    그리고 또박또박 글자를 써넣었다. "사랑해요, 엄마"

    아이 눈에 엄마는 분명 공주였다. 아이는 그 공주님을 이제 영영 다시 볼 수 없다. 비극이다.

    지난 1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소교육장에서는 '성매매 근절을 위한 언론의 역할 및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올해는 성매매방지특별법 제정 10년을 맞아 특히 많은 언론이 '성매매 문제'를 다뤘다.

    현장 여성활동가들은 언론에 불만이 많았다.

    "기자들이 성 구매자를 버젓이 고객이라 부르고 집창촌, 매춘, 윤락 같은 단어들도 아무런 고민 없이 쓰고 있어요"

    "특별법 때문에 풍선효과가 생기거나 음성화되는 것은 아니에요. IT 기술이 발달하고 성 산업이 확대되면서 생긴 문제인데 왜 특별법 탓을 하죠. 언론의 그런 보도 행태가 특별법을 오히려 무력화시키고 있어요."

    "왜 항상 성매매 여성에만 초점을 맞춰 선정적으로 접근하는 겁니까?"

    "당신들은 왜 여성을 상품처럼 이리저리 팔아넘기는 업주들을 정조준해 탐사보도를 하지 않죠?"

    "기자들이 너무 자신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만 다루고 표면적인 것만 보는 것이 문제예요"

    "서울 강남의 그 큰 성매매 산업을 유지하는 돈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왜 그걸 파헤치지 않나요?"

    "통영 사건 보세요. 경찰도 본질적 문제는 건드리지도 않고 가장 약자인 여성을 함정 단속하는 선에서 쉽게 처리하려 하잖아요."

    "지역에서는 언론사 간부들과 업주들의 유착으로 성매매 문제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마땅한 반론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니 핑곗거리가 없었다.

    2년 전 '성에 탐닉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성매매 문제'를 모두 11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한 적이 있다.

    힘든 취재였지만 '이 보도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달라질까'하는 회의도 적지 않았다.

    내부적인 비판도 많았다. '성매매 산업의 다양한 실태를 드러내 대안을 찾아보자'는 기획 취지에도 불구하고 보도 내용은 결국 선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명확히 확인한 사실도 있었다. 한국의 '성매매산업'은 단순히 포주와 조폭만의 터전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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