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900번째야' SK 가드 주희정(오른쪽)이 역대 첫 9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세운 22일 LG와 원정에서 상대 이지운의 수비를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창원=KBL)
프로농구(KBL) 사상 최초로 900경기 출장의 위업을 쌓은 서울 SK 주희정(37 · 181cm). 22일 창원 LG와 원정 경기에서 꼭 900경기를 채웠다.
고려대 재학 중이던 주희정은 지난 1997-98시즌 원주 나래(현 동부) 유니폼을 입었고, 평균 12.7점 4.2도움 4.1리바운드 2.9가로채기의 성적으로 사상 첫 신인왕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무려 18시즌째 코트를 누비고 있다.
900경기를 뛰는 동안 결장한 것은 불과 10경기뿐이다. 부상 때문에 8경기, 부상 없이는 2경기였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운동중독증에 걸렸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제 주희정은 대망의 1000경기를 위해 뛴다. 앞으로 100경기가 남았다. 플레이오프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올랐던 전성기라면 쉬운 도전이지만 불혹에 가까워오는 나이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KBL 한 시즌은 54경기다. 올 시즌 남은 26경기를 빼면 74경기가 남는다. 2015-2016시즌을 다 치르고 나도 20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산술적으로 2016-2017시즌까지 뛰어야 가능한 기록이다. 2~3년 뒤면 주희정도 40살을 넘기게 된다.
본인의 의지가 있어도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리빌딩,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SK는 주희정의 대기록을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 장지탁 사무국장은 "내년 시즌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끝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워낙 자기 관리가 뛰어나고 후배 선수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선수"라면서 "본인이 치명적인 부상만 없다면 1000경기 출전을 위해 재계약을 통해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규리그 출전 2위는 추승균 전주 KCC 코치의 738경기다. 3위는 은퇴한 국보급 센터 서장훈(688경기)다. 현역 중에서는 임재현(고양 오리온스)의 604경기다. 주희정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어렵다. 1000경기 출전은 불멸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
SK는 오는 25일 서울 삼성과 홈 경기를 맞아 주희정의 대기록을 한껏 축하할 예정이다. 장 국장은 "마침 성탄절인데 주희정과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