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의 소감을 대신 읽는 배우 백진희(방송화면 캡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최민수의 소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백진희에 대해 네티즌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배우 최민수는 30일 서울 상암 MBC 미디어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4 MBC 연기대상'에 불참하고 연기대상의 수상도 거부했다.
대신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함께 출연한 배우 백진희가 대리 수상하면서 소감을 전했다.
백진희는 "사실 최민수 선배님이 문자로 많이 보내셨는데 그걸 프린트했는데 잃어버렸다. 손으로 적는 데까지 적어봤는데 한 번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백진희는 "최민수 선배님이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작가님과 감독님, 무엇보다 '오만과 편견'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들,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최민수 선배님이) '다만 검사로 살고 있어 상을 받을 게 뭐가 있겠나.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시간이 없어 여기까지 밖에 적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최민수의 소감 전문에는 백진희가 전하지 못한 중요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었다.
최민수는 "다른 때도 아니고 요즘은 제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 살고 있기 때문에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죠? 해서 죄송스럽지만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고 한다"고 수상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라고 뼈 있는 지적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단 '프린트한 수상 소감을 잃어버려 급히 손으로 받아 적었다'는 백진희의 해명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또 최민수의 소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목인 정부의 세월호 참사 후속처리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 공교롭게 전파를 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디 'Nicolastein'은 SNS를 통해 "왜거기까지만 기억이 난거냐? 그냥 의도적으로 읽지 못한걸로 보이는건 나뿐인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이디 '바트조조'도 "MBC에서 가이드라인을 백진희에게 줬다고 믿고 싶진 않아"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백진희의 해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진희 소속사 측은 "백진희 씨의 대리 수상이 갑자기 결정되면서 경황이 없는 가운데 벌어진 단순 실수"라면서 "MBC로부터 어떠한 외압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