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한 장면. (MBC 제공)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기세가 무섭다.
90년대 가수들의 무대를 재현한 예능프로그램의 특집방송이 90년대 가요 신드롬이라는 문화현상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방송 이후, 음원 차트는 90년대 가수의 곡들이 점령했고, 기세에 힘입어 MBC 뮤직은 90년대 가요를 소개하는 '음악앨범'을 정규 편성하기도 했다. '토토가'의 성공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무엇보다 지난 3일 방송된 '토토가'의 시청률은 22.2%(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에 달했다. '토토가'가 하나의 문화현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 대목이다. 시청자들은 그 때 그 시절 가수들을 애타게 기다렸고, 그들의 무대에 열광했다.
중요한 것은 무대의 재현뿐 아니라, 90년대 가요가 이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려면 90년대 가수들이 먼저 사랑받아야 한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에 "'토토가'가 대중문화의 성장기인 90년대 가요계 추억의 스타들을 불러냈다"면서 "그런 스타들에 대한 조명은 되겠지만 연속될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그들이 진짜 신곡을 냈을 때 똑같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입증받은 히트곡들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넘어서 90년대 스타들이 새롭게 활동할 때,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추억의 스타들이 살아날 수 있다. 그렇게 실질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벤트 성 공연이 되풀이되는 형태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 '토토가'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에는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요즘 가요계가 지나치게 아이돌 중심에 폭이 좁다고 생각한다면 젊은 세대들이 이런 가수들을 알게 되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세대 소통에 기여했고, 콘텐츠 부분에서도 이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토토가'가 불 붙인 90년대 신드롬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재근 평론가는 8일 CBS노컷뉴스에 "대중문화가 아이돌 중심으로 획일화된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 각광받고 있다"며 "현재 대중문화가 당장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90년대를 향유하자는 대중의 욕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