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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롯데' 배 불린 광명·수원은 틀렸다

기자수첩

    '이케아·롯데' 배 불린 광명·수원은 틀렸다

    이케아 광명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외국계 쇼핑몰과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전국의 중소상권을 장악하면서 중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광명시와 수원시다.

    광명과 수원시는 야당 출신 시장 당선 이후 외국계와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권 장악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들과 지자체들은 낙후된 시의 현대화와 일자리 창출을 부르짖고 있으나 과연 그들이 옳았을까?

    대형 유통업체 유치에 따른 찬반 논란과는 별개로 수원과 광명시에서 장사를 하거나 식당을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손님을 다 뺏겼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올해 첫 주말이었던 지난 3일 오후, 세계 최대 가구회사인 스웨덴 이케아가 들어선 KTX 광명역 주변은 말 그대로 '교통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이케아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로 주변 도로가 마비됐다. 고작 200여m를 움직이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고 광명역 주변이 마비 상태였다.

    광명역 주변의 주차 전쟁과 갓길 주차 등으로 인해 광명역을 이용하려는 KTX 승객들조차 광명역을 기피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케아가 지난달 18일 문을 연 이후 지난 4일까지 이용객은 57만7천명, 차량은 15만4천대에 달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임시주차장 등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라며 "초기 개장 효과로 광명시나 이케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의 주차난뿐만 아니라 광명과 안양, 안산, 시흥 등지에서 가구 장사를 한다는 건 이제 불가능한 일이 됐다.

    이들 지역에서 가구를 파는 그 어떤 업체를 찾아가 물어봐도 망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지난 2004~5년부터 경기도 북부의 대표적인 가구거리였던 경기 일산의 가구거리가 줄도산으로 문을 닫기 시작한데 이어 이번에는 경기 남부 도시 가구업체들의 폐업사태가 속출할 지경이다.

    그런데도 양기대 광명시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황량했던 KTX광명역세권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모습으로 광명의 미래를 기약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이제 광명은 서부수도권의 중심도시를 넘어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심장 역할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 시장은 "KTX광명역세권은 지난 2012년 12월 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광명점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이케아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장함으로써 연 매출 1조원의 상권 형성이 기대되는 등 대한민국의 쇼핑 특구로 부상했다"며 "광명시는 일자리, 교육, 복지, 관광 등의 분야에서 광명표 모델을 만들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양 시장은 "유통기업과 고용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1천여 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대형 유통 공룡인 이케아와 코스트코, 대한민국 소매 상권을 싹쓸이 하고 있는 롯데 아울렛을 유치함으로써 광명과 서울 서남부, 안양, 평촌시의 상권을 무너뜨리고 자영업자들을 실업자로 만든 데 대해서는 그 어떤 해명도 하지 않는다.

    안양에서 식당을 하는 한 시민은 "양기대 시장은 지역 가구업체들과 식당들을 죽이는데 앞장선 시장이라"고 혹평했다.

    양 시장은 특히 이케아를 유치하기 위해 스웨덴 본사를 방문해 광명에 유치했다며 자랑을 늘어놓곤 한다.

    그는 상생과 정의·복지를 강조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시장이다.

    경기도 수원도 광명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원역사 현대화라는 명분에 따라 코레일로부터 수원역 상권 특혜를 얻은 애경백화점과 신세계의 이마트, 롯데가 수원에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수원시가 대형 쇼핑몰 유치에 앞장서는 바람에 수원시는 유통 삼국지에 빠져 들었다.

    문화복합쇼핑몰이라는 '롯데몰 수원'이 대표적이다.

    서수원 지역은 공군비행장의 고도제한 등으로 인해 지난 50년 동안 동수원 지역보다 개발이 제한돼 도시 개발이 늦었다고 하지만 왜 하필이면 롯데몰이냐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수원시가 서수원 종합발전 대책의 일환으로 KCC부지와 SK 직물공장 부지를 서수원산업단지로 이전 배치하는 대신 이곳을 상업용지로 전환해 그 자리에 복합쇼핑몰 '롯데몰 수원'을 건립하도록 했다.

    '롯데몰 수원'은 백화점과 마트, 영화관 등 10만 평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서 수원과 안산, 봉담, 평택, 화성의 상권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이케아보다 며칠 앞서 문을 연 수원의 롯데몰 역시 교통문제로 혼란을 겪은 건 마찬가지다.

    수원시와 롯데몰은 주차장 이용을 유료화하고, 사전주차예약제 등을 도입했지만 밀려드는 차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성준(43)씨는 "롯데몰이 개점한 이후 아파트 단지 내 불법 주정차 된 차량들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며 "간혹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차주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불평했다.{RELNEWS:right}

    국회와 정부는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겠다며 유통법을 만들어도 지자체장들은 업적을 쌓기 위해 무분별하게 외국계 또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끌어들인다.

    지자체들과 대형 유통업체들이 짬짜미한 결과가 지역상권 몰락과 교통대란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자체들은 주택지구이거나 공장용지들을 상업지구로 용도변경해주는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외국계 공룡들과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일종의 특혜를 베푼 것이다.

    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사후에 해결하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과연 염태영 수원 시장과 양기대 광명 시장은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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