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쿠웨이트전은 1-0 승리로 끝이 났지만 내용 면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A조 최약체를 상대로 거둔 승리. 하지만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터진 남태희(레퀴야)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선발 명단 11명 가운데 무려 7명이나 바뀌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변화의 폭이 상당히 컸다. 대회 전 대표팀 구성원 23명 전원을 고루 활용해야 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처럼 오만전에 벤치에서 쉬었거나 교체 출전했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무엇보다 4명의 공격진은 전원이 오만전과는 다른 구성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25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쿠웨이트와 맞섰다. 최전방 공격수는 조영철(카타르SC)에서 이근호(엘 자이시)로 바뀌었다. 지난 경기에서 벤치를 지킨 이근호의 경기력 회복을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포진했던 좌우 날개 역시 김민우(사간 도스)와 남태희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손흥민은 감기 증상으로, 이청용은 오른쪽 정강이 미세골절로 쿠웨이트전에 완전히 결장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역시 구자철(마인츠)이 아닌 이명주(알 아인)가 나섰다. 구자철도 감기 증상을 호소했다.
포백 수비 역시 변화가 컸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호펜하임)와 중앙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지만 김주영(서울)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은 각각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차두리(서울)로 교체됐다. 골키퍼 역시 변화가 있다. 오만전에 출전했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감기 때문에 김승규(울산)가 골문을 지켰다. 변화가 없는 포지션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유일했다. 오만전과 마찬가지로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선발로 나섰다.
주축 선수가 여럿 빠진 상황에서 오만전과 전혀 다른 팀으로 나섰던 쿠웨이트전 1골차 승리는 분명 값진 결과다.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차두리는 건재했고, ‘슈틸리케의 황태자’ 남태희는 이 경기에서도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쉬움도 크다. 무엇보다 세계랭킹 125위에 불과한 쿠웨이트를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는 결과 자체가 가장 큰 아쉬움이다.
변화의 폭이 가장 컸던 공격진은 아시안컵 출전 사상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씻기 위해서도 분명한 활약이 필요했지만 이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할 만한 위력적인 경기력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에서도 물음표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