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백전노장 차두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축구대표팀에서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찬 주축선수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이토록 잘하는 선수가 대표팀 은퇴라니 얼마나 아쉬운가.
차두리(서울)는 13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A조 2차전에서 풀 타임 활약하며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맹활약하는 차두리는 최근 소속팀과 계약을 1년 연장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다. 대표팀 은퇴를 고려했던 차두리지만 아시안컵까지 은퇴를 미뤘다.
자신의 아버지이자 한국 축구의 ‘큰 별’ 차범근 전 감독도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차두리는 뜻을 모았다. 대표팀 은퇴까지 미루며 출전한 차두리에게는 더욱 특별한 무대가 바로 2015 호주 아시안컵이다.
1980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차두리는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차두리는 A매치에 출전할 때 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축구의 최고령 A매치 출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은퇴를 앞둔 그는 아쉬움의 크기만큼 엄청난 경기력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요르단과 원정 평가전에서 기막힌 크로스로 한교원(전북)의 A매치 데뷔골을 이끌었던 차두리는 쿠웨이트와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만들었다. 다소 답답한 흐름이 계속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꾼 전반 36분 남태희의 선제골을 만든 이 역시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상대 왼쪽 측면을 30m 이상 파고 들어 수비수보다 빠른 크로스를 문전까지 배달했다. 차두리의 '택배 크로스'는 상대 수비 사이로 파고든 남태희에게 정확하게 전달됐고, 남태희는 가볍게 헤딩슛으로 방향을 바꿔 쿠웨이트의 골망을 그대로 흔들었다.
축구대표팀의 맏형이자 포백 수비의 리더인 차두리는 몸싸움에서 쉽게 지지 않는 강한 체력이 장점이다. 오만과 경기에 이어 쿠웨이트와 경기에서도 어린 후배들을 이끄는 포백 수비의 리더이자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