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대 남성이 최근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실종됐다.
터키 당국과 주터키 한국 대사관은 이 남성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주터키 한국대사관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인 18세 남성이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최근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터키 치안 당국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 10대와 동행한 남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직원을 현지로 급파하고 터키 당국 등과 실종자를 찾고 있으나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실종 신고를 한 A(45)씨와 함께 지난 8일 터키에 입국했으며 지난 10일 오전 킬리스의 호텔을 나선 이후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지난 12일 대사관에 실종 신고를 했고, 대사관 측에 실종자의 부친으로부터 실종자가 외국 여행을 모르니 동행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함께 입국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국 이틀 만에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했고 킬리스는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터키에 입국한 목적이 시리아로 밀입국하려는 것이라는 추정이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실종된 10대는 선교나 봉사 등의 목적으로 입국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져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가담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는 이날 한국인이 "시리아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출국 전 가족들에게 터키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7박8일간 여행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의 어머니는 한국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터키 현지의 핫산이라는 친구를 사귀고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 같다"며 "아들이 터키에 보내달라고 해서 아는 사람 부탁해 같이 보냈는데 (아들이) 핫산을 만나러 가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핫산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모른다"며 "단순 여행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는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살 한국인 남성이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밀리예트는 또 이 남성은 터키에 입국하기 전에 IS와 컴퓨터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터키 대사관 관계자는 "밀리예트의 보도는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동행한 A씨가 실종신고를 한 것이지 시리아에서 터키로 불법 입국하다가 터키 당국에 체포된 것은 아니며 현재 터키에서 출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 경찰은 이날 입국할 예정인 A씨의 입국이 확인되면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의 부친은 전날 터키에 입국해 대사관 직원 등과 함께 실종자를 찾고 있다.
터키 동남부의 킬리스와 맞닿은 시리아 아자즈 지역은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이 점령한 곳이다. 한국과 미수교국인 시리아에 실종자가 넘어갔다면 행적을 추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동남부 일대는 여행경보 지역이며 특히 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까지는 적색 여행경보 지역으로 우리 국민이 출입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구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