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브 끝내주죠." 문정원이 서브로 V-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자료사진=KOVO)
"(문)정원이가 서브 기록을 이어가 다행이네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경기. 문정원(23)의 서브가 평소보다 흔들렸다. 4세트까지 문정원이 범한 서브 범실만 6개. 하지만 문정원은 5세트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올리며 '서브 여왕'의 자존심을 지켰다.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문정원의 연속 경기 서브 득점 행진이 5세트에 힘겹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느덧 20경기 연속 서브 득점.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김희진(IBK기업은행)과 케니 모레노(전 현대건설)의 13경기다. 문정원이 일찌감치 깬 기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도로공사가 20경기를 치렀으니 올 시즌 내내 서브로 득점을 올린 문정원이다.
문정원의 서브는 남다르다. 코트 구석에서 뛰어와 왼손으로 때리는데 기가 막히게 네트 위를 넘어간다. 주로 스냅을 이용해 다른 선수들보다 드롭이 빨리 되는 서브다. 상대로서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사실 문정원은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서브로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라이트 포지션에서 외국인에 밀렸던 문정원은 주로 서브 전문 선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11월8일 현대건설전에서 10점을 올린 뒤 도로공사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 중이다. 20경기에서 190점으로 도로공사에서 니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서브로만 44점을 기록했다. 세트 당 서브 득점은 0.62개로 0.632개의 폴리(현대건설)에 이은 2위다. 남자부로 고개를 돌려봐도 0.629개의 시몬(OK저축은행) 외에는 적수가 없다.
국내 선수 가운데는 단연 으뜸이다. V-리그 출범 후 '서브 좀 넣는다'하는 국내 선수들도 문정원과 비교가 안 된다. 황연주가 49개(세트 당 0.306개), 김연경이 45개(세트 당 0.409개)를 기록한 것이 최고다.
다만 서브 득점이 안 나오면 경기가 안 풀리는 것은 단점이다.
서남원 감독도 "정원이가 서브 기록을 이어가 다행"이라면서 "아무래도 의식을 하는 것 같다. 서브가 안 되면 의기소침해진다. '안 들어가도 안 뺄 테네 해보라'고 잘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