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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200원대 주유소 "값 내리니 가짜·정량미달 의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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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천200원대 주유소 "값 내리니 가짜·정량미달 의심까지"

    • 2015-01-26 15:31

    상평주유소 "한 달 새 두 번 검사받아…문제없다"

    (사진=연합뉴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휘발유를 ℓ당 1천200원대에 도저히 팔 수가 없어요. 그 주유소 정품 파는 게 맞나요?"

    전국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26일 휘발유를 ℓ당 1천249원에 판매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하자 "가짜 기름 또는 수입 완제품을 섞어 팔거나 정량을 속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쏠렸다.

    1천300원대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판매가에서 정유사 공급가를 빼고, 신용카드 수수료 1.5%를 떼고, 나머지 이윤으로 임대료·인건비·전기세 등 판매관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어떻게 1천200원대 중반에 판매하는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기준가는 SK에너지가 ℓ당 1천422원, GS칼텍스가 1천418원이며 정산할 때 최대 150원씩 할인해준다고 치면 ℓ당 1천270원 안팎이 된다.

    주유소 공급가보다 낮은 1천249원(대구 달서주유소), 1천255원(음성 상평주유소)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등장하자 다른 주유소 사장들과 고객이 한 번쯤 의심해 볼 법하다.

    먼저, 이날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을 가져온 달서주유소 허민호 사장은 "에쓰오일 직영주유소를 1년 전부터 임대해 쓰기 때문에 100% 에쓰오일 정품만 받아서 판매하기로 계약했다"며 "수입 완제품 등 다른 기름은 한 방울도 안 섞었고, 당장 검사받아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옆에 알뜰주유소가 있어 1년 내내 저가 경쟁에 힘들었는데 아예 밑지는 장사를 하는 대신 최저가 전략을 굳히기로 했다"며 "다른 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달서주유소의 손해를 보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전국 최저가 판매 전략을 써온 충북 음성의 상평주유소(자가 상표)는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석유관리원의 품질 검사를 받았다.

    상평주유소 김덕근 사장은 "최저가로 소문나니까 다른 주유소들의 시기를 받는게 사실"이라며 "국내 정유사 기름만 팔고, 정량 판매를 지키기에 두 차례 검사에서 아무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농촌 한적한 곳에 있는 상평주유소도 휘발유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대신 경유를 팔아 번 돈으로 보전하고, 오후 6시면 문을 닫아 인건비를 절약하고 있다.

    전국의 1천200원대 주유소 40여곳은 이처럼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거나 최소한의 이윤만 남기는 상황이다.

    휘발유를 ℓ당 1천299원에 판매하는 주유소 사장 이모씨는 "휘발유 매출에서 카드수수료를 빼면 ℓ당 33원 남는다"며 "그나마 내 땅에 지은 셀프주유소라 임대료·인건비가 안 들고, 전기세만 내니까 버틸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생산하는 휘발유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수입 완제품을 섞어 파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개 안팎의 석유 수입사들이 지난해 수입한 휘발유 완제품은 전혀 없었고, 경유 완제품만 월 30만∼60만 배럴 정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처럼 저유가 시기에는 수입 완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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