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 발사 사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5, 4, 3, 2, 1, 발사!”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지난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쯤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2차례의 실패 탓인지 국민들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떠나는 나로호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다음날 오전 3시 28분쯤 나로호에 실린 과학위성과 첫 교신에 성공하자 비로서 묵혔던 환호가 터져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한 지 2년, 우리나라 우주항공 과학 분야는 어떻게 변했을까.
◇우주개발 인재들, 갈 곳이 없어..."대기업들 참여해야"전문가들은 인재 양성 기반의 미흡과,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정책들을 여전한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관련 학문을 전공한 유능한 인재들이라 해도 항공우주연구원 정도를 제외하면 당장 갈 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학계열 대학 졸업자의 건강보험 연계 취업률은 64.9%인 반면 항공학 전공자의 취업률은 54.2%로 크게 뒤처졌다.
건국대학교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이창진 교수는 “전문 인력이 대학을 졸업해도 항우연 외에 갈 곳이 없다”며 “이들이 사회에 진출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숙제”라고 강조했다.
민간 차원의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이 해법으로 꼽히는데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우주항공 분야 선진국들은 이미 기술 개발의 주도적 역할이 정부에서 민간 업체로 이동했다.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건전한 과학 생태계 조성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민간 업체의 특성상 사업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우주개발전략센터장을 지낸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는 “일본의 우주개발은 국가와 미쯔비시의 합작품"이라며 "우리나라도 세계 정상급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우주개발에 대한 계획표를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락가락 예산 편성..."단기 성과에 급급 말아야"적극적 예산지원을 바라는 목소리도 크다.
올해의 경우 달 탐사사업 예산으로 논의되던 410억 8000만원이 지난 연말 국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2017년까지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2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무인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달 탐사사업이, 2017년 대선에 맞춘 ‘정치적 이벤트’라는 비판을 받은 탓이다.
전 항우연 원장인 서울대 우주항공공학과 김승조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17년까지 계획을 세우면 도와주겠다고 해서 추진한 것이지 정부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며 “오해받을 소지가 있지만 100% 기술자들끼리 결정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RELNEWS:right}일부에서는 우주항공 기술 개발은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투입되는 ‘대형복합사업’인 만큼 이벤트성 성과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나로호에 실린 나로과학위성은 개발 시간과 예산의 문제로 설계수명이 1년에 그쳤다. 일반적인 인공위성 설계수명인 2~3년보다 턱없이 짧은 것으로, 지난해 4월 교신이 끊긴 나로과학위성은 이미 '우주 쓰레기'로 전락한 상태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는 “기술의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선 기술과 경험의 축적이 많이 필요하다”며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인데 우리는 너무 단기적 성과만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