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제공)
국내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피해자 100여명으로부터 11억여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모(34) 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대구시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보이스피싱으로 100여명에게 11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책, 관리책, 유인책, 인출·송금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아파트에 컴퓨터를 비롯한 인터넷 전화기 등을 설치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오토콜프로그램(안내멘트 등록 후 ARS를 통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시스템)이 이용됐다.
전화번호는 시중은행 상담센터와 유사한 번호로 조작했다. 이들은 위치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 전화기나 에그(무선 와이파이), 선불폰 등을 사용해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시중은행의 스마트 금융센터를 사칭한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국민행복기금에서 연리 2%에서 6.8%, 2,1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주겠다'고 속였다.
대신 통장 발급을 받으려면 대출내역이 있어야 한다며 제3금융권 등에서 일정 금액의 대출을 받도록 유인한 이들은 대포통장으로 피해자들의 대출금을 가로챘다.
심지어 추가로 거래실적을 높여 마이너스 한도를 더 높여 주겠다고 속여 체크카드까지 양도 받아 범죄에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파트에 출·퇴근하면서 많게는 하루 수천만 원까지 인출한 현금을 아이스박스 등에 포장한 택배로 전달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로 대출상담 등을 요청하는 경우 범인들이 발신자번호를 조작하고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 상대방의 신분과 연락처 및 근무처 등 사실관계를 명확하기 확인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현금 1억 5,000여만 원과 휴대전화, 노트북, 통장 등을 압수하고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