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 선출 뒤 처음으로 열린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대표적인 '친박(親朴)'인사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쓴소리'가 여과없이 쏟아져,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비박계'로 당내 중심이 옮겨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여러 비박계 주요 인사들이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국가 경영에 재정 건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실패한 유럽과 일본의 복지정책을 답습할지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복지정책을 실현할지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원내대표는 비교적 짧게 첫 회의참석 소감을 전하면서 "우리 당과 정부, 청와대가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쓴소리의 포문을 연 것은 이재오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오십구비(五十九非)'란 사자성어를 인용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은 모두 다 잘못됐다. 오늘부터 새로 한다고 생각해야 변화, 진보가 가능하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사람"이라며 "청와대가 한마디 한다고 무조건 따라간 지난 2년을 보면 그래서 지지도가 올라갔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심재철·정병국 의원,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도 증세 논란과 복지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하며 각을 세웠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회의 분위기와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의 불참을 두고 "비박계 중심이 된 회의에 불참함으로서, 신임 당 지도부에 친박계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