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축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에 응하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하다 갑자기 취재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드리자면 호주와의 결승전 첫 번째 실점 때 어떤 장면이 기억납니까?"
슈틸리케 감독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변을 이어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실점 42초 전에 차두리가 스로인으로 손흥민에게 볼을 건넸다. 손흥민이 공을 컨트롤했고 볼이 다시 밖으로 나갔다. 호주가 스로인을 했고 그 공을 빼앗았는데 곽태휘가 골키퍼 김진현에게 백패스를 했다. 김진현이 공을 찼지만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그 다음에 호주가 골을 넣었다. 기성용의 수비 가담이 조금 늦었지만 그런 전술적인 부분을 논하기 전에 기술적인 실수로 두 번이나 공을 잃은 상황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한국 축구가 원래 있던 위치로 올라섰다"면서도 "절대로 이번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가지 개선 사항을 강조했다. 볼 점유율을 아무리 끌어올린다 해도 그만큼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시모 루옹고에게 벼락같은 중거리슛을 얻어맞은 호주전 첫 실점 장면을 언급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리면서 나오는 점유율이라고 하면 높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이번 대회에서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골키퍼는 발 기술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다. 그런데도 백패스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마지막 패스의 정교함, 문전으로 쇄도하는 선수 머리를 향하는 정확한 측면 크로스, 중원에서 좌우 측면으로 플레이를 전환할 수 있는 40~50m의 롱 패스, 받는 선수의 발로 연결할 수 있는 정교함 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가 경기를 치르고 나서 자신이 몇 번이나 공을 잃어버렸는지, 볼 경합에서 몇 번을 이기고 몇 번을 따내지 못했는지에 대해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선수가 늘 생각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당연히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