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외환은행이 5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400억원 가량을 배상한 것과 관련해 "적정성을 따져본 뒤 검사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현황보고에서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400억원 가량을 배상한 것이 배임행위가 아니냐, 금감원이 배임 행위 여부를 조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을 포함해서 적정성을 따져본 뒤 검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에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물어줬는지 확인을 요청했는데 금감원은 '당사자간 비밀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부분은 파악하지 못한다'고 회신했다"며 "금감원이 피감기관(금융사)을 조사할 필요가 있어서 (해당 금융사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비밀유지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감원이 받아 들이냐"며 진 원장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진 원장은 "이 사안은 국제상공회의소 중재규칙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외환은행이 금감원에 (론스타 배상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행위가 비밀유지 조항에 적용되는지는 법적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현재 론스타와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외환은행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론스타에 400억원을 배상했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하며 "재판에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말을 공개석상에 할 수 없다.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할 때 4조6,600억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다.
금융정의연대와 김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론스타와 2012년부터 싱가포르 법원의 중재 절차를 거쳐 지난달 초 400억원 가량을 론스타에 배상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가 드러나 올림푸스캐피탈에 손해배상금 6,400만 달러를 물어줬다.
그러나 론스타가 외환은행도 배상금을 분담해야 한다며 싱가포르 중재재판소로 사건을 가져갔고 이런 판정을 받아냈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4조6,000억원 규모의 배상금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