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기독교방송)에서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들이 생방송을 준비하는 모습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왼쪽부터 박지원, 문재인, 이인영. 윤성호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한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5일 CBS 라디오에서 벌인 전당대회 전 마지막 토론에서도 여론조사 합산방식 등을 두고 감정 섞인 공방을 이어갔다.
박지원 후보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투표 하루 전에 선거 룰을 바꿔서 선거에 임한다. 이렇게 되니까 국민들이 도대체 믿을 수 없는 당이라고 한다"며 초반부터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특정 계파가 2012년 총선 때 공천을 독점해서 실패하지 않았냐. 제발 계파정치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직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한 계파가 독점해서 여러 가지 반칙을 일삼고 이번에도 경선 룰은 바꿔버렸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합산방식 논란과 '친노 패권주의'를 싸잡아 공격하자 문재인 후보는 "우리는 선수다. 룰은 심판에게 맡겨달라. 우리 당의 경선룰을 해석할 수 있는 유권해석 기관인 전당대회준비위가 논란을 말끔하게 정리해서 해소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또 19대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공천에 관여해 본 적이 없다"며 "제가 부산에서 초선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는데 공천을 다 좌지우지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발끈했다.
공방이 반복되면서 카메라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라디오의 특성 때문에 후보들은 고성을 섞어가며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 지지도가 자신 때문에 올랐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박 후보가 "이회창 후보가 9년 10개월을 1등했지만 마지막 한 달, 한 달을 잘못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 오만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제가 감사하다고 한 말씀은 못 들었냐. 자꾸 저를 한심하게만 말하지 말고 이제 좀 희망을 말씀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인영 후보는 자신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급진적이라고 평가한 문 후보를 비판하고 , 박 후보에게는 후배들이 도전할 수 있게 길을 열어달라며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를 공략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은 무섭게 변하고 혁신하는데 우리는 회전문 당권투쟁만 반복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계파와 지역이라는 낡은 질서를 끌어안고 새로운 단결과 통합을 이뤄 민생정당, 생활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예상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고민을 말씀드리고 대화를 한다"고 답했고, 문 후보는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 친노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웃으면서도 "그 분은 친노"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같은 학생운동권 출신의 아내라고 답하며 "제가 갖지 못한 감정과 정서가 풍부하고 일반인들의 정서에 맞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RELNEWS:right}이날 CBS 토론으로 마지막 공동 일정을 마친 후보들은 남은 이틀 동안 개별적으로 유세를 펼친 뒤 오는 8일 전당대회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