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오는 16일로 미뤄지면서 정홍원 국무총리의 재임기간도 나흘 더 연장되게 됐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정 총리도, 국무총리실도 속이 타고 어수선한 분위기만 길어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한 간부는 12일 "정 총리는 아무래도 빨리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많이 답답해하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정 총리는 이 후보자의 인준 지연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총리는 이날 새 총리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총리공관과 집무실의 개인물품도 다 빼놓은 상태로 전해졌다.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급한 현안은 제외한 채 일상적인 업무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날 이후로는 공식일정도 잡지 않은 상태인 만큼 어정쩡한 연장근무는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도 말을 아끼고 있으나 허탈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무슨 말을 하겠나.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새 총리가 임명되는 대로 조직을 정비하고 분위기를 일신해 새로운 체제를 가동하려던 계획이 시작도 전에 흐트러진 것은 물론, 언제 임명동의안이 처리될지 모르는 만큼 새로 계획을 짜기도 어정쩡해진 상황이다.
직원들도 평소와 같은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새 총리 임명이 지연되면서 다소간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도 원래 이날로 예정됐던 철수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도 더 이상 이 곳으로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고, 사무실 직원들도 대부분 원래 부서로 복귀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특히 총리실 직원들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연이은 총리 후보자 낙마사태와 잇따른 개각설을 떠올리며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총리실의 한 직원은 "국무총리라면 내각을 통할하고 대통령을 보좌해야할 막중한 책무가 있는 직책이지만 지난해 낙마사태 이후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총리 임명 절차가 조속하고 원만하게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