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영상 캡처)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여러 도시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를 추모하는 거리행진 행사와 집회가 열렸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넴초프와 함께 반정부 운동을 해온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총리와 하원 의원 드미트리 구트코프, 저명한 야권 지도자 일리야 야쉰 등이 모스크바 시내 '키타이고로드' 광장 인근에서 이날 오후 3시 15분쯤 시작된 행진을 이끌었다.
주최 측 추산 5만 명 이상이 모인 행렬에서 참가자들은 '푸틴없는 러시아', '푸틴은 떠나라', '잊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총탄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넴초프가 사망한 크렘린궁 옆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방향으로 행진했다.
행렬이 피살 현장에 이르자 키시야노프 전 총리는 연설에서 "넴초프를 살해한 자를 반드시 찾아 처벌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들은 자유와 진실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경찰 당국은 시위 현장에 대규모 경찰 병력과 대테러 부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경찰과 시위대 간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모스크바 시위에 1만 6천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또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약 6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러시아 중부 도시 니즈니 노보고로드,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등지에서도 추모 집회가 열렸다.
넴초프는 지난달 27일 11시 40분쯤 수년 동안 교제해온 우크라이나 여성 안나 두리츠카야(24)와 함께 크렘린 궁 인근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 위를 지나던 중 괴한이 쏜 4발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연방수사위원회는 "현장에 남겨진 총탄의 흔적을 볼 때 9㎜ 소련제 마카로프 권총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 범행이며, 장소 선택도 우연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