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KBS 본관(자료사진)
KBS가 공사 창립 42주년을 맞아 2일 '미션·비전 선포식'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을 내포하는 혁신 방안을 내놓아 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게다가 이 혁신안은 이날 오전 KBS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미션·비전 선포식'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이날 오후 내부조직 혁신과 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 ▲임금피크제 연내 실시 ▲호봉제와 직급제 폐지, 연봉제 도입 ▲인력구조 개편, 퇴출구조 확대 ▲성과급제 확대 ▲지역국 기능 조정 및 운영 합리화 등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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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오후 '연봉제 도입·퇴출구조 확대가 KBS 비전·미션의 첫걸음이라니!!'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말이 좋아 혁신과 효율화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라며 “오전 사내 미션· 선포식에선 일체 언급도 없다가 정치권, 외부 인사들을 초청한 오후 선포식에선 보도자료까지 내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밝혔다.
특히 조대현 사장에게 “오전 선포식에는 KBS 구성원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며 희망을 본다고 이야기했고, 오후에는 구성원들을 퇴출대상으로 하찮게 취급하고 있다”며 "진짜 얼굴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KBS본부는 "이번 이른바 ‘KBS 미래 혁신’방안을 조대현 사장의 일방적 구조조정 발표로 규정하고 KBS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에도 KBS 노동조합을 비롯한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사내 제 단체와 연대해 의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연봉제 도입·퇴출구조 확대가 KBS 비전·미션의 첫걸음이라니!!
- 미래혁신 빙자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한다!
내일은 KBS 공사창립 42주년이다. 방송계의 맏형으로 걸어온 지난 세월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고 생존과 지속가능이라는 현실의 절박함만이 KBS 앞에 놓여 있다. 임기 8개월을 남겨놓은 조대현 사장은 오늘 아침 미션·비전 선포식을 통해 조직 내 만연한무기력, 무관심, 냉소, 사내정치 횡행 등을 지적하며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를 미션으로, ‘TV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킨다’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Bottom-up 형식도, 시청자와 국민신뢰를 내세운 내용에도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선언적 의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를 기대한다. 지배구조개선, 국장책임제 도입으로 공정방송에 대한 실질적 조치들이 우선돼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 미션·비전 선포식에 뜬금없는 ‘혁신방안’, 저의가 무엇인가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전 미션·비전 선포식에서 한마디 언급도 없던 내용이 오늘 오후 3시 홍보실 보도 자료를 통해 미션·비전 선포와 함께 이른바 ‘KBS 미래혁신’ 방안으로 발표됐다. 정치권, 정부관계자, 시청자위원, 학계 인사 등이 참석하는 오후 미션·비전 선포식 이후에 보도해줄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보도 자료에 포함된 이른바 ‘KBS 미래혁신’ 방안을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미션과 비전 선포를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이른바 ‘KBS 미래혁신’방안을 내놓는다면서 그 첫 걸음으로 내부 조직혁신과 효율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속조치로 ▲임금 피크제 연내실시 ▲호봉제와 직급제 폐지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며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퇴출구조를 확대해 생산성 높은 조직을 만들고 ▲성과급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비용구조도 ▲향후 5년간 인건비를 포함해 3천억원을 절감하겠다고 했다. 말이 좋아 혁신과 효율화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조대현 사장은 공사창립 42주년을 맞아 KBS 미션·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에 무슨 저의로 이런 구조 조정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단 말인가?
어느 하나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 추진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내용이 오전 사내 미션·비전 선포식에서는 일체 언급도 없다가 정치권, 외부 인사들을 초청한 오후 선포식에서 발표가 되고 보도 자료까지 내게 됐는지 의아할 뿐이다.
◇ 조대현 사장의 진짜 얼굴은? 일방적 구조조정 결사반대한다조대현 사장은 오전 미션·비전 선포식에서 KBS 구성원들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며 희망을 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KBS 구성원들을 비효율의 상징처럼 취급하며 외부의 일방적인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며 KBS 구성원들을 퇴출대상으로 하찮게 취급하고 있다. 조대현 사장의 진짜 얼굴은 무엇인가?
KBS가 공사로 출범한지 42년이 되도록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현실은 노사구분 없이 고심하고 노력해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오늘 미션·비전 역시 그런 우리의 각오를 담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미션·비전 선포식에 슬쩍 끼어들어간 이른바 ‘KBS 미래 혁신’방안은 전 사원들의 순수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조대현 사장은 KBS 구성원들을 이렇게 농락해도 된단 말인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번 이른바 ‘KBS 미래 혁신’방안을 조대현 사장의 일방적 구조조정 발표로 규정하고 KBS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에도 KBS 노동조합을 비롯한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사내 제 단체와 연대해 의연히 맞서 싸울 것이다.
2015년 3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