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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통일 파문에 통일대전 응수…남북관계 살얼음

통일/북한

    흡수통일 파문에 통일대전 응수…남북관계 살얼음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북한이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 파문에 대해 예상했던 대로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1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통준위 즉각 해체를 요구했다.

    조평통은 그리 하지 않을 경우 남측과 상종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또 “우리가 북남관계개선과 평화와 통일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통일의 다른 형식과 방법을 몰라서도 아니며 또 그럴 힘과 능력이 없어서도 아니”라면서 “괴뢰패당(남한)이 무모한 체제대결에 계속 나선다면 우리는 우리 식의 방식으로 통일대전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무력 적화통일을 뜻하는 통일대전은 최근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될 때도 나온 용어로 북한이 엄포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다만 통일대전이란 단어가 예사로 들먹여질 만큼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남북은 불과 두 달여 전인 올 초에만 하더라도 정상회담 카드까지 거론될 정도로 반짝 해빙기를 맞았지만 대북전단 등의 문제로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3월 이후에는 광복 70주년이란 상징성을 매개로 한 관계 접근 가능성이 예상됐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맹비난하고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했지만 의례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그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는 점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절묘한 시점에 불거져 나온 흡수통일 발언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북측에 확실한 빌미를 주게 됐다.

    우리 정부로선 북측 요구에 응할 수도, 그렇다고 마냥 현 상태로 방치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통준위 해체는 현실적으로 수용이 어려운 대남공세의 성격이 짙다.

    정부는 15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에서 북한 주장에 “매우 유감”이라면서 “특히 우리 국가원수에 대해서 끊임없이 무례한 언동과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터무니없는 일방적 주장을 하고 있는데 대해 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며 현상 유지에만 급급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매우 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운신이 폭이 좁혀지는 가운데 남북관계에서만큼은 작은 출로라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 {RELNEWS:right}

    통일대박론을 외치는 정부가 광복 70주년의 해에 최악의 성적표를 내는 것만큼은 피해야 하는데, 8.15 광복절 메시지가 그 기점이 될 것임을 생각하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따라서 정부는 정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 파동에 대해서는 개인의 말실수로 봉합하는 한편 5.24조치 해체 등을 포함한 대북유화책을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홍용표 신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5.24조치 해제 여부에 대해 소극적 태도인 반면 여당 의원들은 보다 과감한 정책을 한 목소리로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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