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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집권' 서로를 닮은 유재학과 포포비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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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집권' 서로를 닮은 유재학과 포포비치 감독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사진 제공/KBL)

     


    미국프로농구(NBA)에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있다면 KBL에는 유재학 감독이 있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는 17일 유재학(52) 감독과 5년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상호 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유재학 감독은 2020년까지 울산을 지킨다.

    2004년 3월 모비스의 첫 지휘봉을 잡은 유재학 감독은 이번 재계약을 통해 2020년까지 16시즌동안 모비스의 감독으로 남게 됐다. 프로농구 단일팀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계속 이어간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유재학 감독보다 오랜 기간 한 팀을 지도한 감독은 프로배구 신치용 감독(1995~현재, 삼성화재)와 프로야구 김응룡 감독(1983~2000, 해태 타이거즈) 밖에 없다.

    NBA의 현역 최장수 감독으로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있다. 1996년부터 샌안토니오 스퍼스 사령탑을 맡은 포포비치 감독은 올 시즌까지 19시즌째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전체에서도 현역 최장수 감독이다. 메이저리그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2000~현재, LA 에인절스)과 미국프로풋볼의 빌 벨리칙 감독(2000~현재, 뉴잉글랜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NBA 단일팀 최장수 감독 기록은 제리 슬로언 전 유타 재즈 감독이 갖고 있다. 1988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23시즌동안 팀을 이끌었다)

    유재학 감독과 포포비치 감독은 공통점이 많다.

    먼저 성적이 좋다. 안정된 시스템 농구를 구축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지난 18시즌동안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포함, 정규리그에서 통산 1008승 467패를 기록했다. 승률 68.3%.

    또한 샌안토니오는 최근 18시즌 연속 6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장 기록이다. 2000년대 들어 미국 4대 프로스포츠 팀들 가운데 샌안토니오보다 승률이 좋은 팀은 없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1시즌동안 5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4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명장이다. 통합우승은 두 차례.

    유재학 감독의 명성은 최근 몇년동안 정점을 찍었다. 모비스는 지난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고 2014-2015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사상 첫 리그 3연패에 도전한다. 이 기간에 남자농구 대표팀을 맡아 16년 만의 농구 월드컵 진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은 1998년 인천 대우의 사령탑을 맡아 최연소 감독으로 데뷔했다. 프로농구 원년 1997시즌과 1997-1998시즌을 제외하고 늘 감독이었던 셈이다. 정규리그 통산 기록은 504승 387패. 사령탑 통산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사진 왼쪽)과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 (사진/KBL, 샌안토니오 구단 페이스북)

     


    두 감독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리빌딩을 해왔다. 장기 집권의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드래프트를 잘했다. 낮은 순위에도 팀에 필요한 알짜 선수의 발굴에 능했다.

    199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팀 던컨을 지명한 것이 샌안토니오의 역사를 바꿔놨다. 이후 샌안토니오의 가장 높았던 지명 순위는 1라운드 전체 20순위(2010년 제임스 앤더슨)였다.

    던컨과 함께 3인방을 구축한 마누 지노빌리는 1999년 2라운드 57순위, 토니 파커는 2001년 1라운드 28순위로 지명한 선수다(샌안토니오의 미래 카와이 레너드는 2011년 전체 15순위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지명된 직후 샌안토니오로 트레이드됐다).

    모비스 구단 역사에서 2004년은 중요한 해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가드 양동근을 지명했다. 왕조의 발판이 마련된 해다.

    모비스가 2006-2007시즌 통합 우승을 시작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돌아오는 드래프트 순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최근 10년 동안 드래프트를 잘한 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한 선수가 함지훈, 같은 해 2라운드 1순위로는 박구영을 지명했다. 2008년과 2010년 나란히 10순위 지명을 받은 천대현과 송창용과 더불어 모두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 중이다.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 전준범과 이대성은 각각 2013년 1라운드 9순위, 2014년 2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2012년에는 전체 1순위의 행운을 잡아 김시래(창원 LG)를 영입했다. 모비스는 김시래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고 김시래를 로드 벤슨과 트레이드해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미래 대신 우승을 선택했으니 나름 값진 성과를 거둔 셈이다.

    포포비치 감독의 곁에는 던컨이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둘의 관계를 노부부 같다고 표현한다. 대화가 많지는 않지만 말 없이도 서로를 잘 이해한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의 관계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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