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쁘니?' 국민은행 선수들이 17일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모습.(청주=WKBL)
2위에 대한 3위의 반란으로 끝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2연승을 거두고 시리즈를 끝냈다.
국민은행은 17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65-62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3전2승제 시리즈를 접수한 국민은행은 오는 22일부터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과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역전 드라마였다. 국민은행은 2차전에서 3쿼터까지 46-54로 뒤졌지만 4쿼터만 19-8로 앞서 승부를 뒤집었다. 1차전에서도 국민은행은 3쿼터까지 3점 열세였으나 4쿼터 14-8로 앞서 54-51로 이겼다.
하지만 이번 PO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판정 논란 때문이다. 2차전 뒤 신한은행이 제기했다. 국민은행의 놀라운 막판 투혼에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2차전 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오늘 경기를 보신 분들 판단에 맡기겠다"면서 "깨끗이 승복하고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게 된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고 있을 때는 큰 신체 접촉에도 반칙이 불리지 않은 반면 수비 때는 상대 선수를 따라 쫓아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휘슬이 불렸는데 이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억울해요' 신한은행 카리마 크리스마스(왼쪽)와 정인교 감독.(자료사진=WKBL)
이에 신한은행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대해 심판설명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종료 18초 전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골밑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상대 반칙성 플레이가 파울로 걸러지지 않는 등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다. 판정에 대한 의혹어린 시선을 받을 공산이 크다. '오얏(자두)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떠오를 만한 상황이다. 오해를 살 만한 싹을 애초에 잘랐어야 했다.
1, 2차전 모두 국민은행 선수들은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력으로 역전극을 일궈냈다. 신한은행의 2연패는 올 시즌 5승2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섰던 국민은행의 거센 4쿼터 반격을 막지 못한 게 크다.
사실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신한은행도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가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만을 드러낸 것은 해소하지 못할 안타까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정 논란은 명승부에 2% 아쉬움을 남겼다. 남자프로농구(KBL)은 6강 PO에서 숱한 드라마가 나왔지만 판정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 WKBL은 "아직 신한은행에서 공식적으로 심판설명회에 대한 요청이 오지는 않았다"면서 "문서가 오는 대로 설명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