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론이 확산되면서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계획이 딜레마에 빠졌다.
KAMD의 핵심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의 성능과 성격이 사드와 유사하기 때문인데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軍 "2022년까지 KAMD 구축 완료"KAMD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와 별도로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로 2022년까지 모두 17조원대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KAMD의 핵심 무기는 패트리엇(PAC)-2·3 미사일과 M-SAM, L-SAM 등이다. 적의 미사일이 종말단계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면 최저층은 PAC-2·3과 M-SAM이, 그 위는 L-SAM이 요격한다는 것이다.
PAC-3는 이미 지난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구매가 결정됐고 현재 최종 구매 계약서 작성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대 독일로부터 중고품을 들여와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PAC-2에 대한 계량 사업도 PAC-3 구매 사업과 함께 추진 중이다.
일명 철매-2로 불리는 M-SAM은 이미 우리 기술로 개발이 완료됐으며 현재 진행 중인 개량형 M-SAM의 개발은 2017년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L-SAM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2년쯤 개발과 양산이 완료될 것으로 우리 군은 추정하고 있다.
◇ 사드 도입과 별개로 L-SAM 개발
국방부 (자료사진)
하지만 이같은 KAMD 구축 계획은 미군의 사드 한반도 배치 계획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에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짜놓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할 경우 사드와 L-SAM의 요격 범위 등 무기 성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굳이 L-SAM을 개발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L-SAM은 개발비만 1조원대, 그리고 양산에는 1조 3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며 향후 개발과정에서 이같은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국방부는 사드 도입 문제와는 별개로 L-SAM 개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사드 도입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9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앞으로 M-SAM, L-SAM 등을 개발해서 우리 한국군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내부에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대한민국 안보 수호 측면보다는 주한미군 방호 측면이 더 큰 만큼 사드 배치만 믿고 L-SAM 개발을 미룰 수는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 안보에는 큰 도움…경제적으로는?
그럼에도 PAC-2·3과 M-SAM, 그리고 사드와 L-SAM 등 성격이 중첩되는 무기를 모두 보유하는 것이 안보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경제적으로는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사드 한반도 배치 시 우리 정부가 일정부분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비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데이비드 만 미 육군 미사일방어 사령관은 최근 "사드 전력을 본국으로 재배치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동맹국 기여분(한국 분담금)을 활용하는 방식을 강력히 선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NEWS:right}
여기다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정밀 유도무기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 사드와 얽힌 KAMD의 딜레마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