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교육부가 지방교육 재정 개혁 방안을 5월초에 내놓기로 해, 전국 시도 교육청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교육부는 26일 '교육개혁추진협의회' 첫 회의를 열어 △자유학기제 확산 △공교육정상화 추진 △지방교육재정 개혁 △산업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일·학습병행제 도입 확산 등 5대 핵심개혁 과제 추진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협의회엔 김재춘 차관과 가톨릭대 김용승 부총장을 공동 의장으로 92명의 위원이 참여했다. 5대 과제, 6개 분야별로 현장전문가와 학부모, 교원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가 활동하게 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박근혜정부 3년차를 맞아 교육이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적극적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협의회는 특히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서는 건전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이 필요하다"며 지방교육재정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학생수 감소 추이를 반영해 교부기준의 적정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누리과정 등 국가정책과 지방교육재정 운용간 연계 강화 △적정규모 학교 육성과 교원배치 △성과 평가를 통한 지방교육재정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지방재정법 개정을 통해 지방채 발행 요건을 추가하는 한편, 해당 예산을 중기지방교육재정계획의 '의무성 지출경비'로 지정하는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누리과정 부정수급 차단을 위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액 발생 원인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황우여 장관은 다만 "재정을 줄이는 데 중점이 있는 게 아니라, 비효율적 부분을 걸러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황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도 "정부에서 교육재정을 줄이자는 얘기도 있지만 나는 줄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교육 재정을 줄이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줄이지는 않겠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운영중인 별도 혁신단을 통해 5월초쯤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한 뒤,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지방교육재정을 공시하는 포털 시스템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감사원도 지난 23일부터 70여곳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에 착수, 5월 1일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발표 시기가 맞물릴지도 관심사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간 갈등은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 등을 지목하며 점검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은 전년에 거둔 내국세의 20.27%로 규정돼있지만, 중앙정부의 공약 사업인 누리과정 재원도 여기서 충당하게 돼 시도 교육청들의 반발을 사왔다.
앞서 전국 시도 교육감들은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국고 지원 형태로만 편성하되, 별도의 지방채 발행은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교육부가 기존 시도 교육청 평가와는 별도로 지방재정 운영 평가를 시행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협의회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기존의 '선행 출제 금지 원칙'은 유지하되, 방과후학교에 대해선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을 관철하기로 했다.
또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은 핵심 개념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선별하고, '영어 절대평가' 도입 방안은 하반기중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