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의 과감한 실험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에 짜릿한 2-0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2개월 만에 성사된 재대결에서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 무승부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상대전적에서 9승3무1패가 됐다.
지난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소집해 안방에서 평가전에 나선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주축 선수 가운데 이정협(상주)과 손흥민(레버쿠젠), 곽태휘(알 힐랄)를 제외한 8명을 교체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김보경(위건)과 부상에서 회복한 구자철(마인츠),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이재성(전북) 등이 출전 기회를 얻었다.
초반 분위기는 한국이 이끌었다. 일찌감치 손흥민과 이재성의 활발한 공격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위협한 한국은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손흥민이 문전으로 빠르게 코너킥한 공을 구자철이 달려들어 머리만 갖다 대는 슈팅으로 자신의 대표팀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선제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7분 이정협이 상대 문전에서 공중볼 경합을 하다 왼쪽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발생한 수적 열세에서 아쉬운 동점골을 허용했다. 기성용이 교체 투입을 기다리는 틈을 사이 수적 우위를 잡은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31분에 1-1 균형을 맞췄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조히르 쿠지보예프가 몸으로 밀어 넣었다.
한국은 전반 42분에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정동호(울산)가 앞서 당한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기세가 오른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중반까지도 과감한 공격으로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