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왼쪽)은 29일 SK와 2차전에서 5회 2루 주자 박한이를 추월하면서 아웃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SK의 2차전이 열린 29일 대구구장. 경기 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중계 해설과 관련해 이야기를 풀었다. 최근 선수 및 코치 출신 해설가들이 대거 활약하는 추세에 대한 주제였다.
류 감독은 "하일성, 허구연, 김소식, 김광철 등 해설가 분들은 예전부터 활약해왔다"면서 "그런데 최근에는 현역 은퇴하거나 코치를 하다가 해설을 맡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도 이종범, 정민철(이상 MBC 스포츠플러스), 송진우, 안치용(이상 KBS N 스포츠), 이종열, 현재윤(이상 SBS 스포츠) 등이 새로 마이크를 잡았다.
일장일단이 있다. 류 감독은 "프로 출신이든 아니든 해설에 특색이 있다"고 운을 뗐다. 다만 선수들의 입장을 조금은 더 헤아려 준다는 점은 선수와 코치 출신 해설가들이 조금 더 낫다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예컨대 본헤드 플레이 때 '프로 선수로서는 해서는 안 될 플레이' 등의 해설이 나오기도 하는데 듣기가 좀 그렇다"면서 "그러나 아무래도 선수나 코치 출신 분들은 해당 선수가 왜 저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선수 시절에 라디오 중계를 듣는데 강도높은 비난 섞인 해설을 듣기 거북하더라"고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그런 경우가 벌어졌다. 삼성이 3-6으로 뒤진 5회말이었다. 1사 만루에서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 때 1루 주자 박석민이 2, 3루 사이에서 2루 주자 박한이를 추월한 상황이었다. 정상적이었다면 최형우의 뜬공은 희생타가 되고 삼성은 4-6으로 추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석민이 주자 추월로 자동으로 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끝나버렸다. 설상가상으로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기 전 추월이 이뤄져 득점도 무효가 됐다. 삼성은 강성우, 김평호 코치가 심판실을 찾아 항의를 해봤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이날 중계를 맡은 안치용 해설위원은 "우중간 타구를 사실 조동화가 시야에서 놓쳤는데 이를 본 박석민이 홈까지 들어오려고 과감하게 뛰어서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본헤드 플레이의 비난보다는 선수 입장에서 상황을 정리한 해설이었다.
일단 삼성으로서는 추격의 좋은 기회를 놓친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석민이 없었다면 또 앞선 점수와 기회도 나지 않을 상황이었다. 앞서 박석민은 2-6이던 1사 만루에서 3루 내야 안타로 타점을 올리며 기회를 이었다.
박석민 입장에서는 의욕적으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려다 일어난 악재였다. 조동화만 보고 타구를 따라가 잡은 좌익수 이명기를 보지 못한 실수였다.
박석민은 7회말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 이명기의 글러브에 걸렸다. 담장 앞에서 이명기가 펄쩍 뛰어 잡아냈다. 박석민은 만회의 기회마저 이명기에게 잃은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