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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님, 아이들 가지고 장난치지 마세요"

경남

    "홍준표 지사님, 아이들 가지고 장난치지 마세요"

    운동장에 솥걸고 밥먹인 진주 지수초등학교 엄마 인터뷰 '울분'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지원중단이 시작된 1일. 교육계는 물론, 경남지역 곳곳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급식을 함께 먹는 시골마을의 진주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의 엄마들은 이날 운동장에다 솥을 걸고 아이들에게 급식대신 직접 밥을 먹였다.

    이날 '엄마 급식'에 함께한 소희주씨는 "왜 경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아이들이 상처를 받아야 하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소 씨는 "바쁜 농번기에 엄마들이 왜 이런 일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된다"며 홍준표 지사에게 "아이들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라"고 했다.

    다음은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과의 인터뷰 전문.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소희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

     



    김효영 : 오늘 진주에 있는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들이 학교 운동장에다가 솥을 걸어놓고 아이들에게 직접 급식을 했다고 합니다.
    지수초등학교 학생의 어머니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소희주 어머니 나와계십니까?

    소희주 : 예. 안녕하세요?

    김효영 :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괜찮았나요?

    소희주 : 아니요. 하루 종일 추웠고 비도 부슬부슬왔고 그랬어요.

    김효영 : 애들 밥 먹이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까?

    소희주 : 딱 밥 먹는 그 시간에는 비가 안와가지고 다행이었어요.

    김효영 : 다행이네요. 메뉴는 뭐였습니까?

    소희주 : 메뉴는 닭백숙하고요. 여기 농사짓는 분들이 가지고 온 피망 이런 것들..

    김효영 : 잘 먹던가요?

    소희주 : 네. 애들 잘 먹었는데 두 그릇 씩 먹고 그랬어요. (하하)

     



    김효영 : 이렇게 '우리가 직접 밥을 해서 먹여보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겁니까?

    소희주 : 저희들이 어제 학부모 모임의 날이었거든요. 그래가지고 당장 오늘부터 급식을 돈을 내는 친구들과 그렇지 않는 친구들로 갈리는데 우리가 이제 그 전에 여기는 작은 지역이다 보니까 애들이 너무 훤하게 서로 속사정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애들이 어떤 애들은 '엄마 차라리 집에와서 저녁밥 굶을테니까 학교에다가 급식비 지원 신청 하지말고 급식비 내줘' 이렇게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하고 그리고 이제 여러가지 또 우리는 농사짓고 사실은 소득은 얼마 없는데 축사나 하우스나 이런 것들 재산으로 잡히니까 너무나 과하게 또 급식비를 부담 해야되는 부담들이 생기고 이렇게 해서 우리 학교 부모님들이 '우리도 어떻게 해보자.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어떻게 해보자' 이런 의논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 여러가지 방법 중에 도시락을 싸자.. 뭐 점심시간에 데리고 와서 밥을 먹여서 보내자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우리 지수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애들 같이 밥을 먹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도시락을 싸게 되면 중학생들이 굶게 되니까 같이 책임을 져야된다고 해서 '우리가 그러면 그냥 솥을 걸어서 애들 밥을 해주자 우리 엄마들이' 그런 결론까지 이르게 되었죠.

    김효영 : 중학교와 초등학교 아이들이 급식소를 같이 이용하는 모양이죠?

    소희주 : 아, 중학교는 급식소가 없고요. 초등학교에서 밥을 해가지고 중학교로 갖다 주고 있어요.

    김효영 : 학생 수가 얼마 안되는 모양이죠?

    소희주 : 네 중학생이 총 26명이고, 초등학생은 유치원 포함해서 54명.

    김효영 : 어머니 자제 분들은 몇 학년 입니까?

    소희주 : 저는 유치원 1명 있고 4학년, 6학년 이렇게 3명이에요.

     

    김효영 : 이번 달 부터 얼마씩의 급식비를 내야 한다고 연락을 받으셨습니까?

    소희주 : 유치원은 학교에서 학교 운영비로 그렇게 교장선생님이 해결하시겠다 하셨고요. 이제 초등학생 2명은 한달에 6만원이 좀 넘더라고요. 6만2천원인가 이정도 되던데..

    김효영 : 1인당이요?

    소희주 : 네. 1인당. 2명하면 12만 정도가 나와요. 그게 이제 농촌학교가 더 비싸요.
    학생 수가 적으니까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거죠. 중학생은 한달에 8만원 정도 된다 하더라고요.

    김효영 : 혹시 무상급식지원대상이 되는지는 알아보셨습니까?

    소희주 : 저는 면사무소로 신청을 내놨는데 아직까지 확답을 못 들었어요.

    김효영 : 혹시, 아이들이 우리 집이 무상급식 대상인지 아닌지에 관심이 있던가요?

    소희주 : 관심이 있는 애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고학년 여학생들.
    저희집 애들 같은 경우에는 엄마가 계속 돈 없다 얘기를 하니까 '우리가 지원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지원을 못 받아서 급식비를 못내면 어떡하나' 이런걸 걱정을 하고요.

    또 여학생들 같은 경우는 '설사 내가 대상자가 된다 하더라도 엄마 지원 받지마. 이렇게 하기싫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김효영 : 자존심이 상할까봐 그러는 거겠죠? 친구들이 알게 될까봐?

    소희주 : 네. 너무 슬퍼요.

    김효영 : 네...
    오늘 아이들은 엄마들이 이렇게 직접 나와서 밥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소희주 : 뭐 이제 설명을 한 집 애들은 알거고 그런데 초등학생들은 대체적으로 특별히 이유를 알거나 이렇게 하진 않는 것 같았고요. 대략적으로는 알죠. 애들도 다 듣는게 있으니까. 그래도 그냥 애들 오늘 즐거워했고 또 엄마 보고 엄마 오랜만에 학교 오니까 좋아하고 또 밖에서 밥 먹으니까 또 막 즐거워하고 두 그릇씩 먹고 하더라고요.

    중학생들은 이제 비죽비죽거리고 '우리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되냐' 그런 투덜거림도 있고 그랬어요.

    김효영 : 오늘 거기 기자들도 많이 왔죠?

    소희주 : 네. 안그래도 너무 사실은 조금 힘들었어요. 그래가지고 우리가 기자분들한테 절대로 애들은 인터뷰를 하지말도록 그렇게 요청을 드리고 그리고 애들한테 가까이가서 밀착취재를 하거나 이렇게는 하지 말아달라 이렇게 당부를 드렸었는데 기자 분들이 다들 그렇게 지켜주시더라고요.

    김효영 : 그래야죠.
    지수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농촌지역이니까, 그렇게 넉넉한 편은 아니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들 주로 어떤 말씀을 많이 하십니까?

    소희주 : 음.. 고학년 딸을 가진 엄마들은 상당히 너무 분노스러워 하시고 그리고 우리는 우리학교 만이라도 애들이 몇 명 안되니까 '우리학교 만이라도 좀 이런 서러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보자. 우리가 돈을 모아볼까' 이런 고민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도대체 왜 경남에 산다는 이유로 이런 일들을 겪어야지 되고 이런 바쁜 철에 이런 식으로까지 없는 일들을 계속 만들어서, 있는 집 없는 집 부모와 아이들, 서로가 상처받고 상처주고 이렇게 해야 하는지 너무 이해할 수가 없어요. 보통 그런 반응들이 많아요. 우리가 대체 왜 없는 일을 만들어내 가지고 이렇게까지 고생을 해야 되냐고.

     



    김효영 : 홍준표지사는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거지, 밥먹으러 가는거 아니다. 예산도 부족한데 없는 집 애들 공부하는데 돈을 쓰겠다'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이해나 납득이 가지 않습니까?

    소희주 : 아... 애들은요, 학교에서 밥 먹는걸 제일 좋아해요.
    그거는 공부를 많이 하신 홍준표 지사님은 그렇게 생각하시고 학교 다니셨는지 몰라도 정말로 우리 애들은 밥 먹으러 가는 애들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모든 과정이 다 애들한테는 소중하잖아요. 밥도 먹고 뛰어놀고 친구도 사귀고 이렇게 하는건데 그것을 딱 그렇게 분리해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가네요.

    김효영 : 밥 먹는 것도 교육이죠.

    소희주 : 네. 맞는거 같아요.

    김효영 : 오늘은 이렇게 어머니들께서 바쁜 농사철에도 불구하고 솥단지를 걸고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이럴순 없을거잖아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소희주 : 일단은 저희들이 내일까지는 해먹이려고 했거든요.

    김효영 : 내일까지요?

    소희주 : 네. 그리고 '내일 같이 모여서 어떻게 할지 의논을 하자' 그런 생각인데요.

    매일 밥을 해먹일 순 없고 사실은 뾰족한 수가 없어요. 뾰족한 방법이 있으려면 좀 돈이 있으면.. 일단 우리 고민은 진짜로 우리 학교에서만이라도 애들이 그런 차별을 안당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해결하는게 결국은 돈 문제잖아요. 그러니까 좀 제발 빨리 생각을 바꾸셔가지고 4월10일이 되면 학교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애 안빠져나가는 애가 구분이 된다 하더라고요. 그전에 빨리 무언가 답변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효영 :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학교 급식비 납부를 거부한다던지 점심시간에 애들 집에 데려다가 밥먹게 한다던지 그런 것도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소희주 : 그건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는데요. 도시락을 싸서 보내겠다는 엄마들도 있었고 그냥 집에와서 가까우니까 밥먹여서 보내겠다 이런 엄마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뭐가 답인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이렇게 한 것도 개인적으로 도시락을 싸서 보내게되면 결국 남아있는 다른 애들 가뜩이나 학생 수가 몇 명 안되니까 나머지 애들 부담이 더 가중될까 싶은 이런 생각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하겠다 라고 딱 결론지어서 이야기 드리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네요.

    김효영 : 그렇군요. 경상남도 입장에서는 학부모들이 몇 일 동안 이러다 말겠지하고 생각을 할수도 있을텐데요?

    소희주 : 우리가 뭐 매일 날이면 날마다 밥을 해주거나 시위를 하거나 이렇게 못하잖아요 사실은.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좀 대변하고 우리들이 마음 편히 농사짓고 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치인을 뽑아놨는데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면 사실 우리가 선거를 할 이유가 없죠.

    김효영 : 그래요. 홍준표 지사한테 하고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보세요.

    소희주 : 아.. 뭐라고 해야되죠..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일 하시는지 사실 이해를 할 수 없고 또 어떤 다른 목적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이들을 가지고 이렇게 장난치는건 아닌 것 같거든요.

    자신의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든지 다른 소신이 있든지 간에 그것을 펼치시더라도 이것으로 인해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아이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좀 다시 한번 정말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김효영 : 그래요. 알겠습니다. 내일은 메뉴가 뭡니까?

    소희주 : 내일은 짜장밥이에요.

    김효영 : 고생 많으셨고요. 오늘 이렇게 인터뷰까지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희주 : 네.

    김효영 : 지금까지 지수초등학교 학부모 소희주 어머니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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