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아, 네가 참아' 동부 김주성(32번)이 4일 모비스와 챔프전 4차전에서 상대 문태영과 몸싸움 과정에서 맞은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원주=KBL)
동부가 농구 명가의 자존심을 확인했다. 비록 모비스에 4전 전패로 우승 반지를 내줬지만 지난 시즌 꼴찌에서 준우승이라는 수직 상승의 성과를 냈다.
동부는 4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73-81로 졌다. 4연패를 당하며 통산 4번째 플레이오프(PO) 우승이 무산됐다.
시즌 막판 선두권 경쟁과 전자랜드와 4강 PO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의 여파가 컸다. 팀 기둥 김주성과 주전 가드 박지현(이상 36) 등 주축들의 체력이 떨어졌고, 3차전 부상으로 4차전에 결장한 포워드 윤호영의 공백도 컸다.
경기 후 김영만 동부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한 시즌 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 아휴 이렇게 2위까지 할 줄 예상하지 못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했다"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 감독은 "사실 6강 PO가 목표고 7위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2년 동안 무너진 팀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고 2~3년을 생각하고 7위만 해도 잘 한 거라 여겼는데 2위까지 했다"고 말했다.
챔프전 전패에 대해서는 "정규리그 5, 6라운드 때 2위까지는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SK가 마지막에 떨어져 힘을 썼던 게 결과적으로 좋긴 좋은데 그 여파가 미쳤다"고 웃었다. 초보사령탑으로 배운 부분이다.
김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는 첫 해고 시즌 준비를 잘 했나 의문도 생기고 연패를 당할 때는 잘 하고 있는지 걱정도 됐다"면서 "시즌을 치르면서 하나하나 많이 배운 것 같고 소통을 해서 긴 시즌을 잘 넘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지만 더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장 김주성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주성이가 팀 기둥이지만 주성이가 없을 때 경기할 수 있는 것, 조금 더 빠른 농구, 트리플 타워가 안 됐을 때 수비를 조금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면서 "2년 만에 마련을 해야 하고, 기본은 먼저 수비라고 강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A(자유계약선수) 윤호영과 부상 재활 중인 이승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엇갈렸다. 김 감독은 "윤호영은 그동안 오래 함께 했으니 같이 가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면서 "이승준은 이제 FA다. 우리와 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