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민호인데요." 강민호가 절친 장원준에게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홈런 3개를 터뜨리며 롯데 승리를 이끌었다. (자료사진=롯데 자이언츠)
강민호(30, 롯데)와 장원준(30, 두산)은 동갑내기 절친이다. 2004년 나란히 롯데에 입단했고, 특히 포수와 투수라는 포지션 덕분에 남들보다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강민호가 먼저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했고, 장원준은 1년 뒤 두산과 FA 계약을 맺으면서 둘이 헤어졌다.
둘은 5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타자와 투수로 맞대결을 펼쳤다.
둘의 맞대결은 시즌 개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강민호는 장원준에게 "직구를 안 던지고 변화구를 던지면 방망이를 던지겠다"고 말했고, 장원준도 "직구를 던지겠지만, 홈런을 치면 다음에 맞히겠다"고 응수했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2회말. 드디어 강민호와 장원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상황은 무사 1루. 강민호는 장원준의 7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1호 홈런.
장원준은 흔들렸다.
3~4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5회 무사 만루에서 손아섭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최준석을 더블 플레이 처리했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3-4, 롯데의 역전이었다. 장원준은 6회초 타선이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을 면했다.
절친 장원준을 울린 강민호가 이번에는 두산마저 울렸다. 6-4, 2점 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7회말 2사 3루에서 김강률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2점 차에서 4점 차로 변하는 순간. 단숨에 경기는 롯데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끝아 아니었다. 강민호는 12-4로 크게 앞선 8회 무사 만루에서 이원재에게 만루 홈런을 뽑아내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3홈런 8타점.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정경배 외 9명)이다.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친 강민호를 앞세워 16-4, 12점 차 대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