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81개 주요 금융기관의 올해 2분기 미국 기준금리 전망치 평균은 0.30%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 2월 초순 0.40%에서 0.35%로 낮아진 데 이어 미국 3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다시 0.5%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기관의 3분기 금리 전망치 또한 지난 2월 초순 0.65%에서 0.60%로, 다시 지난달 말 0.55%로 하락했다.
4분기 금리 전망치도 지난달 초순까지 0.90%였다가 지난달 중순 0.85%로, 이어 지난달 말 0.80%으로 낮춰졌다.
당초 유력했던 6월 인상 전망은 거의 물 건너가고 빨라도 9월에서 연말 사이라는 예상이 대세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이 같은 분위기 변화는 3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2만6천개로 시장 전망치 24만5천개의 절반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JP모건은 3월 고용지표 약세 등을 들어 첫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당초 6월에서 9월로 늦췄다.
JP모건은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6%로 떨어져 혹한 여파로 2.10% 마이너스 성장을 한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인상마저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TD시큐리티즈의 밀런 멀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 하나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 계획을 바꾼다는 법은 없지만, 올해 중반 금리 인상 주장은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칼 리카도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도 "경제가 이르면 6월 정책금리 인상을 견뎌낼 준비가 됐다는 연준의 자신감이 이번 고용지표 때문에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1분기 경제·고용 부진은 지난 겨울 혹한 등의 변수 때문이며, 2분기에는 기후의 악영향이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은 최근 한 연설에서 1분기의 예상 외 경기 하강을 혹한, 달러 강세, 저유가 등의 단기적 충격에 따른 일시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들어 경기 회복을 위해 숨 가쁘게 벌어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경쟁도 이달 들어서는 일단 관망세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국가는 한국, 중국, 인도 등 11개국, 금리 인하 횟수는 14회에 이른다.
다만 올해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던 인도와 호주가 7일 나란히 금리를 동결하는 등 인하 행진을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들 중앙은행은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초대형 변수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