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담 느껴 '성관계 합의했다' 증언 많아
-美軍, 애정관계 있어도 내부규정으로 처벌
-위헌소지? 군기강과 성적결정권 조율할 것
-병영문화 개선위해 '용사' '전우' 호칭검토
-윤일병 유족 진상요구? 수사 투명했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최근 여군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군내 성군기 위반 사건이 연이어 터져 충격을 줬는데요. 우리 군이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상관과 부하 사이의 성관계를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처벌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일각에서는 '현실을 외면한 대책이 아니냐'면서 위헌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네요. 군 당국에서 이런 논의가 촉발된 배경에 대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 연결하죠. 안녕하세요.
◆ 김민석>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그동안 지휘관에 의한 군내 성군기 사건이 잦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재발대책에 대한 고심을 많이 한 것 같은데요. 어떤 논의들이 진행된 건가요?
◆ 김민석> 현재 상급자 등 위력에 의한 간음 또는 추행행위는 현재 형법과 성폭력 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서 처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범죄에 대한 형량이 비교적 낮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재판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와 합의에 의해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할 때가 있는데요. 이를 '진정성 있는 합의라고 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께서도 지난 2월 국회에서 "군내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서 패가망신할 정도의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고요. 따라서 이런 경우에 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군 형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이날 회의에서 제시됐던 것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는 말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말이군요.
◆ 김민석> 그렇죠. 왜냐하면 하급자가 추후에 여러 가지 인사라든지, 군 조직 내에서 계속 살아가야 되지 않습니까? 이런 것 때문에 하급자가 스스로 합의를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러니까 하급자가 여성 군인의 경우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피치 못하게 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 김민석>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런데 두 사람이 정말로 애정관계에서 성관계를 한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 김민석>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들은 미군이나 외국의 입법사례라든지 또 입법 필요성, 무슨 말씀이냐면 군기확립과 성적 자기결정권 사이에서 위헌성 여부 등 법적인 요소를 모두 검토해야 합니다.
◇ 박재홍> 미군 사례를 잠깐 말씀하셨는데 외국군대의 경우에 '이렇게 상관과 부하간의 성관계는 허용될 수 없다, 강하게 처벌하겠다' 이런 내용을 담은 규정 사례가 있습니까?
◆ 김민석> 미군은 형법은 아니지만 내부규정으로 강하게 처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박재홍> 내부규정이요? 이를테면 어떤 규정이죠?
◆ 김민석> 상하간의 애정 관계는 그게 정말 설사 진실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부대 내에서 임무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결국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상 합의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이런 해석도 가능한 건가요?
◆ 김민석> 네, 그러나 형법으로 해야 될 것인지, 그냥 내부규정으로 처벌을 할 것인지, 방법론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가지 외국사례 등을 검토하고 판단해서 차분히 결정해 나갈 계획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어떤 분들은 '상급자와 하급자만 안 되면 동기간에는 허용되는 거냐?' 이런 말도 하던데요?
◆ 김민석>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좀 더 검토를 해 봐야 될 사항입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박재홍> 그런데 최근에 헌법재판소에서 간통죄 관련해서 위헌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만약 위헌 소송을 하게 되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 목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민석> 네. 하지만 '군은 군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명령이 떨어지면 가야 되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그런 군 기강을 흐트러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군기확립 문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우리 헌법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도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둘 간의 조화를 이루도록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질문만 더 드리죠. 그리고 지난 7일 전군합동회의에서 성군기 위반 사건뿐만 아니라 병영내의 구타나 가혹행위에 대한 대책도 논의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윤일병 사망사건이 지난 6일에 1주기를 맞이하지 않았습니까? 그 후에 어떤 대책들이 논의됐나요?
◆ 김민석> 지금 저희들이 그 이후부터 군내 폭력이라든지 또 여러 가지 가해하는 행위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병영문화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과 군 그리고 또 전문가들과 국회까지 나서서 병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도출을 했고, 일부는 시행도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일부 시행되는 건 뭔가요?
◆ 김민석> 전화 같은 것들인데요. 문제가 있으면 바로 신고만 해도 상당히 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병영생활이 불안하지 않게 아주 쉽게 접근해서 신고나 상담을 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둡거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들을 좀 밝게 하는 활동들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병영문화 개선을 말씀하셨는데 병사들 상호간에 호칭문제도 논의되지 않았습니까? 대책으로 제안된 것이 있나요?
◆ 김민석> 아직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면 정해진 것처럼 되기 때문인데요. 호칭 문제도 지금 검토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현재 호칭에서 좀 바뀔 수 있는 거네요?
◆ 김민석> 그렇습니다. 지금은 병사들끼리 호칭으로 '아저씨' 이런 식으로 용어를 쓴다고 합니다.
◇ 박재홍> 아저씨요?
◆ 김민석> 네. 그래서 이게 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인가 의문이 드는데요. 그래서 '전우'라든지 '용사'라든지 이런 용어로 점차 바꿔가려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윤 일병 사망 사건이 1주기가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유족들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가해자들에게 엄정한 선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우리 군 당국은 어떤 입장을 갖고 계세요?
◆ 김민석> 지금 그 부분은 법원에서 이미 수사가 1차적으로 종결이 되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투명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있는 모든 것을 다 수사를 했고 그에 따라서 법원에서 판단할 것을 저희들은 존중할 따름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석> 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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