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학생 A 씨의 일상이 지옥으로 바뀐 건 한순간이었다.
“화끈하게 놀 사람”이라는 앱 채팅 광고를 보고 채팅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A 씨는 이 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으로부터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말과 함께 하나의 파일을 받았다.
이상한 파일임을 의심할 법도 했지만, 파일 안에는 미모의 여자 사진이 있었다.
A 씨는 여성이 맘에 들었다.
여성은 영상통화를 제안했다.
영상통화는 결코 평범하지 않게 진행됐다.
서로의 몸을 보여주자는 제안에 A 씨와 여성은 서로의 음란 행위를 보여주며 영상통화를 진행했다.
10여분 뒤 돌연 영상통화가 끊겼고 잠시 뒤 낯선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속 젊은 남성은 A 씨를 다짜고짜 협박하기 시작했다.
“영상이 전부 녹화됐으니 돈을 보내라”는 협박이었다.
협박 전화를 걸어온 남성은 “여자 사진이 담겨 있던 파일을 통해 연락처와 문자메시지 등 개인정보를 모두 해킹했다”며 “돈을 보내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되받아쳤지만, 남성은 “경찰은 절대 잡지 못한다”며 코웃음을 쳤다.
이어 “경찰에 신고하는 순간 영상은 모두 유포될 것”이라며 재차 돈을 요구했다.
겁에 질린 A 씨는 할 수 없이 남성이 요구한 돈 일부를 송금한 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지만, 또 다시 걸려올 협박 전화의 공포에 한동안 떨 수밖에 없었다.
천안 서북경찰서는 15일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남성들을 상대로 음란 행위를 유도한 뒤 녹화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최모(29) 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하고 황모(22)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7일부터 최근까지 채팅 앱에서 만난 남성들을 상대로 여성인 것처럼 속여 음란 행위를 유도한 뒤 이를 녹화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모두 41명으로부터 3100만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다.{RELNEWS:right}
이들에게 속아 돈을 송금한 피해자는 대부분 20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실제로 동영상이 유포된 사례는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을 전송해 상대 남성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 목록을 빼돌린 뒤 협박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야동사이트에서 다운받은 여성의 음란 행위 동영상을 틀어주며 남성의 음란 행위를 유도했다”며 “몸캠 피싱은 단순히 돈만 잃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삶도 송두리채 날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