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각종 자료 분석을 통해 비자금 조성 내역과 성완종 전 회장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 중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가 분석한 자료를 회신 받아 검토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있는 경남기업 본사와 관계업체, 전현직 임직원의 자택 등 모두 15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이를 통해 휴대전화 21개와 디지털증거 53개 품목, 다이어리와 수첩 34개, 회계전표 등 관련 파일철 257개, 기타 파일철 16개 등을 확보했다.
경남기업 압수수색하는 검찰 관계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수사팀은 디지털 파일의 경우 한 파일당 최대 수십만쪽까지 출력됐다며 최대한 많은 자료를 출력해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또 성 전 회장의 차량을 압수수색해 입수한 하이패스 단말기 이용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하이패스 내역을 보면 성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4월 4일 이완구 총리를 만났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비자금 조성 경위와 성 전 회장의 행적에 대한 밑그림을 마련한 뒤 참고인과 피의자를 특정해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는 주요 참고인들은 경남기업 한모 부사장,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윤모 씨, 성 전 회장이 최측근인 이모 씨와 정모 씨 등이다.
수사팀은 지금까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이 금품을 건네 명단을 기록한 이른바 '성완종 장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성완종 리스트'에 적시된 8명 외의 인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으로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은 지난 13일 '성완종 리스트'를 넘어서는 수사 확대 가능성에 대해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사 진행에 따라 일체 막힘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사팀은 아울러 3,000만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총리의 증거인멸 시도에 대해 "당연히 검토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증거인멸에 대한 법리검토를 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 참석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며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총리 측은 지난 2013년 4월 재선거 때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했다는 증언을 한 자신의 전직 운전기사를 상대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NEWS:right}
수사팀은 이 총리 지지모임인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관계자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도 "필요하다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완사모 자문 임원단 회장으로 알려진 이모(61) 씨는 전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시내버스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 단계는 수사팀이 최대한 많은 자료를 통해 특정상황을 복원해보려는 것"이라며 "복원이 끝나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