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고 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자료사진)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로 가다 18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전복된 난민선에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950명가량이 타고 있었다는 생존자 증언이 나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난파한 난민선에 타고 있던 방글라데시 국적 생존자를 조사해, 총 승선인원이 950명에 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생존자는 또 승객 가운데 여성이 200명, 어린이가 50명 가까이 포함돼 있었으며, 승객 중 300명은 밀입국 업자들에 의해 갑판 아래 짐칸에 갇힌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지오반니 살비 검사는 AP와의 통화에서 "이 생존자는 현재 시칠리아섬으로 옮겨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다만 "이 생존자의 증언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 난민선에는 700명가량이 승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선 구조작업에 18척의 선박이 투입됐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생존자는 28명이고 수습된 시신은 24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난민을 태운 길이 어선은 18일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다 이탈리아령 람페두사 섬과 리비아 사이 지중해에서 전복됐다.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112㎞, 람페두사 섬에서 남쪽으로 193㎞ 떨어진 지점이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는 "인근을 항해 중이던 포르투갈 상선이 가라앉고 있던 20m 길이의 선박에 접근해 28명을 옮겨 태웠을 때 선박이 뒤집혔다"고 밝혔다.
해상구조대는 "구조작업을 위해 접근하던 포르투갈 상선을 보고 난민선 탑승객들이 한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배가 전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인명 피해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중해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현재 지중해 수온이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진 바 있다.